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떰띵두 Jun 08. 2024

카톡프로필 사진

주일에 한번 정도 카톡프로필 업데이트를 확인한다.

이것이 내 주변인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나만의 방법이다.

지독히 변함없던 카톡프로필 사진이 바뀌는 걸 보면 무척 반갑다.

아 일상에 리듬이 생겼구나 싶은 생각에 위안을 기도 하고 반가움이 생기기도 한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바뀌는 친구의 카톡프사는 웃음을 유발하게 하고 반려묘 반려견의 모습을 올려둔 프사를 볼 때면 왠지 모를 씁쓸함이 스며들기도 한다.

나는 카톡프사를 통해 세상을 경험한다.

계절꽃을 계절에 맞춰 보고

애써 찾아도 찾기가 쉽지 않을 절묘한 풍경을 보고

근사하고 화려한 색감의 멋진 요리를 알게 되고

구석구석 숨은 수많은 카페를 둘러보고

낯선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을 살펴보게 되고

가보지 못한 유럽여행을 하고

동남아 한적한 풍경을 감상하고

갖가지 취미활동을 경험하고

좋은 글귀에 반성과 힐링을 함께 누려보기도 한다.


오늘도 반가운 카톡프로필 업데이트를 만났다.


아는 언니의 프사가 바뀌었다.

누군가가 보내줬을 법한 사진 한 장을 올려두고 몇 년을 버티던 언니야드디어 프사를 바꿨다.

봄날 흐드러진 화사한 꽃나무 가지를 잡고 레트로 글을 끼고 연예인 포즈로 찍은 본인의 사진으로 프사를 바꾼 것이다.

내가 아는 이 언니이라면 자기의 일상을 들키고 싶지 않고 또 보이는 것이 어쩜 눈치가 보여서일 텐데

그래서  디지털에 익숙지 않다는 핑계로 변함없는 생뚱맞은 사진을 올려두고 있었을 텐데 오늘 자신의 일상을 프사에 올려둔 걸 보면 이제 조금 자유로워지고 있나 보다 싶은 생각에 안심되고 반가운 마음이다.


먼 거리에 사는 친구의 프사도 바뀌었다.

멋떨이진 바닷가 언덕에서 멋지게 샷을 날리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다.

부러움이 들기도 하고 함께 하고픈 마음이 생긴다.

함께 만나 시간을 공유하고픈 친구인데 시간을 나누기가 쉽지 않다.

일상을 즐기는듯한 친구의 모습이 참 부럽게 좋다.


가족들과의  맛집투어, 소소한 여행, 친구들과의 나들이등등 바지런히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는 친구도 역시나 프사를 바꿨다.

오늘은 여기가 어딜까?

오늘은 무얼 했을까?라는 궁금증으로 살펴보게 된다.

역시 이 친구는 참 바지런하다.

하루를 집콕으로 쉰 적이 없는 듯 매일매일의 프사가 변경된 변천사를 보게 된다.

나는 이런 친구의 바지런함 놀라움과 신기함이 가득하다.


그리고 오늘은 이 사람도 프사를 바꿨네!

이 사람 뭐랄까

때때로 얄미운 느낌이 살짝 들게 하는 묘한 기분을 전하는 그런 사람.

오늘은 뚜껑 열리는 차 안에서 바람을 맞으며 외쿡노래에 고개로 박자를 맞추며 흥얼거리는 모습의 동영상 프사를 올려두었다.

이 얄미움은 내가 를 알기에 가능한 기분인 것이다.

오묘하게 감춘 자랑 뭐 그런 거를 보게 될 때 살짝 얄밉기도 하지만 엉성한 자랑질이 귀엽게도 보인다.


나는 이렇게 업데이트된 카톡프사를 보면서 혼자만의 친근함으로, 스스로 친구들과 가족들 그리고 가끔씩 떠올리게 되는 지인들의 안부를 묻고 확인한다.

이처럼 누군가도 나의 안부를 궁금해할지 모를 거란 생각에 가끔 한 번씩 나도 나의 카톡프사를 업데이트한다. 나의 가족들과 함께 건강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한다.


"오늘도 참! 좋은 날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점 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