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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움 May 24. 2024

끄적이는 밤

세 돌 아기의 아홉번째 수술

5시간 뒤면, 아이는 수술실로 향한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이번이 9번째 수술이다.

세 돌이 지나는 동안 9번째 수술이라니...

이번 수술이 아이의 "길고 긴" 인생의 마지막 수술이

되길 바랄뿐..


심장 수술이라..

폐동맥 조였던 것 풀고

스위스치즈 같이 구멍이 많다는 심장의

구멍들을 메꿀지 말지는 열어봐야 안단다.


개흉을 해야하고

그무엇도 확실치 않은 수술.

피에르로빈이라 턱도 기도도 좁아

기도삽관에 늘 애를 먹었던터라

마취과 의사와의 면담 중 무서운 이야기를

또 들으니 ㅡ물론 일어날수있는 최악의 경우를

설명해줘야 함을 앎에도 불구하고ㅡ

무섭다..


이전에도 난생 듣도보도 못한 수술 설명들에

처참한 마음안고 엎드려 기도하던 때가

여럿 있었지만..

이번이 떨리고 무섭기는 최고조다.

신생아때는 오히려 아이를 본적도 만난적도

없어 실감이 안났던건지..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어서 그랬는지 이렇게 두렵지않았는데


그간의 쌓인 추억과 쌓인 정과

두터워진 사랑의 무게만큼

'혹시나'하는 그 일말의 마음이

엄청두렵게 만들었다.


아이도 이제는 아는 나이가 되어

주사가 무섭다, 수술 무섭다

시시때때로 울어대서 더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오히려 입원당일이 되니 병원도 얼른 가자 하고

이검사 저검사 울면서도 씩씩하게 해내는

아이가 더 안쓰럽다.


나의 믿음없음을 용서하소서.

그저 아이를 제발 긍휼히 여겨 주소서

무사히. 웃으며 만나기를..  


폐렴에 간수치가 너무 안좋아

입원이 길어졌던 몇주전부터 오늘까지

요양 겸 컨디션 조절 겸

등원도 최소화하고 아이와 시간을

오래 보내면서

그저 소중한 이 시간들이

앞으로도 더 지속되길 간절히 바라고 바랐다.


주님 제발 긍휼히 여겨주세요.

이 아이를 나보다 더 사랑하시니.

수술집도의 되어주시고

회복하는 모든 기간을 붙들어주세요.


회복의 기간동안

고통스러워할 아이와의 시간도 무섭지만

그저 만나게되면 무조건 잘 견디고

함께할게.  꼭 웃으며 다시 만나자..  

지금까지도 씩씩하게 버텨준 우리아기

잘 다녀와..  나는 함께못해도

너와 함께계시는 분이 널 붙드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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