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해한 Jun 13. 2023

상처 투성이 어른 아이들의 이야기

<너는 나의 봄>


어릴 적 기억이 평생 간다는 말이 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강다정과 주영도는 어릴 적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정은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어머니가 맞는 것을 목격했지만, 무서움에 휩싸여 아무것도 하지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영도는 형에게 네 번의 골수 이식을 해 주었지만 어머니는 영도의 신장을 형에게 주려고 하는데 그런 영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영도의 아버지는 영도를 숨긴다. 형이 죽고 난 뒤 아버지는 영도를 찾으러 왔고, 어머니는 형을 잃었다는 슬픔에 잠겨 영도를 신경 쓰지 못한다. 다정은 살인 사건이 일어나 소문이 흉흉한 건물로 이사를 오게 되고, 3층 정신과 병원의 의사인 영도를 만나게 된다. 다정은 누구에게나 쉽게 마음을 주지 못하고 피해자의 입장이 편하다는 이유로 쓰레기들만 만나는 연애를 한다. 그러나 자기에게 부담스럽도록 관심을 표현하는 채준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다정은 준의 대시에도 거절하는데, 준의 진심에 어렵게 마음을 여는데, 어느 날 그가 자살을 하게 되고, 다정은 그의 살인 일지를 보고 충격에 휩싸인다. 영도는 다정히 걱정되어 그녀를 도와주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와준다.

사실 이 드라마는 앞서 소개한 드라마들과 장르가 많이 다르다. 이 드라마에는 스릴러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잔잔히 감동을 준다기보다 조금 더 극적인 스토리 전개와 몰입도가 아주 뛰어난 드라마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동학대와 살인에 대한 장면들이 꽤나 세세하기 때문에 너무 충격적이고,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너무 안타까웠다. 어린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힌 것은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어른들이었다. 그 상처 투성이 아이들이 자라 몸만 자라고 마음은 어린아이 그 시절에 멈춰있다. 그 삶을 살아내기까지 얼마나 아픈 과정들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정신과 의사인 영도가 자신의 아픔을 토해내는 다정을 안아주며 하는 위로의 말이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정은 어머니가 맞고 있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문을 잠가 동생을 보호해야 했다. 그런 자신이 어머니를 도와줄 수 없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https://youtu.be/gmfAzxYjT8k

 다정은 어머니가 맞고 있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문을 잠가 동생을 보호해야 했다. 그런 자신이 어머니를 도와줄 수 없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그때 영도가 건네는 위로가 정말 인상적이다.

“ 그때 그 꼬마가 앞에 서 있으면 꼬마한테 뭐라고 말할 거예요? 너 왜 가만히 있었어. 네가 엄마를 구했어야지라고 혼낼 거 아니잖아요. 다정 씨도 그 꼬마를 안아줬을 거예요.”

이 말을 들으며 나까지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상처를 받는 와중에도 나를 채찍질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상처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고, 그 상처를 이겨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클 것이다. 나는 지나간 나의 상처에 나를 원망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나 영도의 위로의 말을 듣고 ‘그때 그 상황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내 탓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니 훨씬 마음이 편해졌고 감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러한 위로의 말들이 많이 담겨 있는 드라마이다. 그들이 서로를 안아주며 상대방 안에 있는 상처받은 꼬마아이를 위로하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찡하고 따뜻해지는 듯하다. 

작가의 이전글 비로소 편안함에 이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