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망심리 Sep 09. 2023

한 중년 여성의 욕망 성취의 꿈

마망심리 사례 19


몇 년 전, 나의 <꿈의 해석> 강의를 듣는 한 중년여성이 들려준 그녀의 꿈 이야기이다. 그녀는 아침에 설거지를 하다가 어젯밤에 꿈을 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꿈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는 어떤 그림 그리는 학원을 찾아갔다. 거기서 터치만 하면 멋진 그림을 그려지는 기법을 배운다. 그런데 거기 원장이 사기꾼 같다. 그래서 거기를 탈출하려 한다. 화장실에 숨었다가 대문을 빠져나와 택시를 잡아 탄다. 내가 택시를 타려 하는데 아들이 옆에 있다. 그래서 아들 먼저 태우고 다음에 타려 했다. 그런데 뒷좌석에 운전기사가 타고 있다. ‘기사가 뒷자리에 타서 어떻게 운전을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앞자리의 운전석을 보니 거기는 비어 있다. 기사가 타라고 한다. <기사, 아들, 나> 순서로 탔다. 거기를 빠져나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녀는 나의 도움을 받아 자유연상을 시작했다. 먼저 꿈내용을 적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것부터 시작했다. 

1.     <터치>라는 말을 쓰는데 성적인 생각이 들었다. 성적인 터치.

2.     <사기꾼> 친정 엄마가 남편을 약간 사기꾼 같다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


3.     <기사—아들—그녀>(가) 순서로 앉았다. 이 순서는 <남편—아들—그녀>(나)인 것 같다. 그녀는 남편의 이름 <김철수>를 줄여서 <김철>이라고 적고, 아들 이름 <승민>을 <민>이라고 부르는 습관이 있다. 그러면 뒷자리에 앉은 순서대로 적으면 <김철, 민, 그녀>가 된다. 그리고 그녀는 깜짝 놀란다. <김철>과 <민>을 합치면 <김철민>인데 그 이름은 그녀가 남몰래 관심을 가졌던 한 남자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기사, 아들, 그녀>는 사실, <김철민, 그녀>이다. 꿈에서 그녀는 김철민과 함께 차를 타고 간다. 남편<김철>과 아들<민>으로 <김철민>을 억눌렀는데 <김철민>이 남편<김철>과 아들<민>을 타고 회귀한다. 격리[억압]된 것은 격리[억압]하는 것을 타고 회귀한다.


4.     이런 자리의 배치는 <남편—성적 요구—그녀>(다)의 배치를 생각나게 했다. 신혼 초에 남편은 봉고차를 타고 다녔는데  그때마다 어떤 성적 요구를 했다. 봉고차에는 기사와 손님 자리 사이에 작은 자리가 있다. 


5.     이것을 도표화 하면 다음과 같다. 

가운데 자리는 연결의 자리이며 A와 B를 연결해준다. 그런데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성적인 결합을 암시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에서 격리[억압]된 김철민이 회귀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것은 격리[억압]된 욕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예를 (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적인 요구가 남편과 그녀 둘을 이어주기 때문이다. 


6.     어릴 때 아버지는 작은 픽업차를 가지고 있었다. 앞에 두 사람 앉고 뒤에는 짐을 싣는 차였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리에 앉고 그녀는 두 분 사이의 작은 공간에 끼어 앉았다. <아버지—그녀—어머니>(라)가 된다. (가)(나)(다)는 그녀의 현재의 전의식적 욕망에 대해 말해준다면 (라)는 그녀의 어린 시절의 어떤 욕망에 대해 말해준다. 그 욕망의 진실은 추측은 가능하지만 조잡한 정신분석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직 그녀의 자유연상이 더 필요하다.


7.     그래서 프로이트에 의하면 <꿈은 소원을 환각적으로 성취시킨다.> 이것을 라캉의 말로 바꾸면 <꿈은 격리[억압]된 욕망을 환각적으로 성취시킨다.>




격리(억압) : 프로이트가 사용한  ‘ Verdrängung’ 을 억압이라고 번역하지만 사실은 그것의 의미는 ‘따로 떼어 보관하다’ 는 뜻이므로 ‘격리’ 로 번역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억압’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 격리’ 로 번역하고 ‘억압’을 괄호로 처리했다.


작가의 이전글 겨울 코트를 입으며 진저리를 치는 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