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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커 May 31. 2023

사내 연애(인턴킬러)

아이러니

사내연애


시작은 장점만 보인다.

중간엔 미칠 것 같다.

끝은 보이지 않는다.



 

회사는 특별한 공간이다. 월급을 받기 위해 모였고, 개인이 하고 싶거나, 해야 하거나, 노동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회사에서 일한다. '월급' 없으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생활인은 일을 결코 그만둘 수 없다.


할부, 부양가족과 같은 단어들은 자아실현, 일과 거리 두기, 회사 그만두기와 같은 희망사항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다. 당신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이 아니라면…. '월급'은 절실하다. (그 장소를 떠날 수 없다.)  


특별한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사내 연애’


트루먼쇼와 같이 모두가 지켜보는 감정의 향연이다.  


회사 내에서 많은 커플이 탄생하고, 온갖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사건 사고는 즐거운 방향으로 지독한 방향으로 거침없이 뻗어나가는데, 직장을 벗어나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다. 직장을 벗어나면 그냥 흔한 사랑 이야기가 된다.  회사이기 때문에, 사내 연애는 연예인의 연애뉴스와 비교되지 않는 자극적인 스토리가 되고, 당사자들은 남들이 알지 못하는 희로애락의 극단으로 맛볼 수 있다.      

 



10년 전 즈음에 회시에 ‘인턴 킬러’라고 불린 훈남이 있었다.


인턴들은 짧게는 1달, 길게는 6개월 일하는 비교적 짧은 근무 기간의 대학생 혹은 사회초년생이다.       

인턴 킬러는 사내에 배치된 가까이 있는 인턴들과 자주 사귀었다. 또 헤어졌다. 헤어짐은 인턴 킬러만의 생각이었고, 인턴 킬러의 연인은 그 만남이 끝내지 않았다. 생각이 엇갈리는 이때 사고가 터진다. 감정이 남은 전 여인이 한명일 때는 작은 에피소드이고, 그랬다면 이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 훈남의 여성편력으로 끝날 것 같은 문제 흥미진진해지는 계기가... 여성 세 명이 만날 때 생겼다.  


인턴 킬러가 ‘인턴'하고만 사귀지 않고, 다른 계약직과 사랑에 빠지고 만다. 2007년 약칭 기간제법 통과 이후 계약직은 2년 근무하고 퇴직하는 것이 통상 프로세스가 되었다. 인턴 킬러는 계약직과 사귀고, 헤어지는 과정도 반복했고, 그 훈남의 연애 공백 시간을 '인턴'이 채워주었다.  비밀은 잘 유지되었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다. 회사의 눈과 입은 많고, 그중 일부는 확신에 찬 눈과 입도 있다. 트루먼쇼와 같이 연애담은 당사자만 모르는 이야기가 되었다.  


회사 생활하면서 연애를 할 수 있는 포커페이스는 드물다. 긴장감을 즐기는 연애가 스릴러 영화가 되거나, 박진감을 즐기는 행동이 액션 영화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인턴 킬러는 자신의 행복한 삶을 즐겼고, 인턴 킬러의 연인은 함께였다. 연인의 생각을 배려하지 못한 친구는 끊어낸 인턴과 끊어내는 인턴과 만나는 계약직 세명 사이에서 '지독한 사랑'을 아슬아슬하게 넘고 있었다.      


킬러의 양다리 + 삼다리 사고를 무사히 지나가는 듯했으나, 결국 액션 영화 한 편을 찍고 말았다.

트루먼쇼 정도로 끝날 것 같았던 그의 여성편력은 액션 영화로 정점을 찍었다.


그런데, 그 액션은 조금 이상했다.

힐난은 인턴킬러로 향하지 않고, 연인들 사이에서 오갔다.  

“오빠는 나를 더 사랑해, 나쁜 년아”     

분노는 연인들 사이에서 오갔는데 상처는 킬러가 받았고, 부끄러움은 동료들의 몫이 되었다.  

“오빠가 너 때문에…. 오빠가 얼마나 힘들었어…."

TV에서 보던, 불륜과 상간녀의 대화가 갓 20살이 넘은 청년들에 입에서 들을줄 상상하지 못했다.  

"오빠는 나를 더 사랑한단 말이야... 흐흐흐~”

알 수 없는 순간이고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사내 연애의 아이러니가 아니라 사랑의 아이러니인가?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아이러니인가?

내가 겪은 가장 기이한 사내연애이다. 간혹 사내 연애가 '범죄'에 가까운 형태로 벌어지기도 한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친분과 사랑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기는데, 요즘 관점으로 생각하면 스토킹에 가까운 위험한 범죄이다. 가해자는 혼자 한 사랑이라고 항변하지만 분명한 범죄행위이다. 가해자는 멍청하게도 혼자한 연애라고 생각하며 그게 폭력인지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담당자가 사건으로 접수하고 조사하기 시작할 때, 가해자가 '이건 잘못되었구나' 생각하게 된다. 위험천만한 사내 연애가 아닌 사내 범죄를 과거 회사 생활을 회상하며 해설해 보고자 한다. (사내 범법 행위를 사내 연애로 미화하는 표현이 아님을 밝힌다.) * 본문에서 언급한 사건은 주변 동료에게 들은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 했다.


회사 내 사건, 사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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