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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전쟁 3

중년백수 일기

by 일로

최근 어머님 아파트 처분 문제로 작은형네와 갈등이 있었다. 이 일로 한 달 여 마음에 여유가 없어 글쓰기조차

힘들었다. 추석 즈음부터 어머님께서 아파트를 팔고 혼자 편하게 살고 싶다고 하셨다. 주택연금도 넉넉히

받으며 여유롭게 쓰고 싶어 하셨는데, 함께 살고 있던 작은형네 가족의 반대가 극심했다. 특히 삼십 대 조카들이 리모델링 핑계로 팔지 못하게 했으나, 사실은 다른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할머니와 계속 살면서 여러

방법들로 할머니 아파트를 자기 네 것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정말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여러 사건들이 우연히 드러나는 바람에 무산됐다.

어머님 뜻대로 해결되어 다행이었지만, 마지막 날엔 온 가족들이 모여 큰 분쟁을 벌이기 일보직전이었다.

결국에는 조카딸 욕심이 화를 자초하면서, 작은형네가 더 이상 억지 주장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공증에 이어 신탁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더 이상 형제들 몰래 진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욕심 없던 작은형도 다 큰 자식들 성화에 어쩔 수 없었을 거라 이해를 했지만 씁쓸함이 남았다.


돈 앞에 장사가 없음을 느꼈지만, 여기서 잘 끝난다면 형제 관계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미 내가 전에 집 없는 작은형에게 어머님 아파트를 주자고 했었고, 큰 형도 동의를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어머님 집을 팔면 작은 형 집 살 돈을 증여해 주고, 어머님 새집도 작은 형이 70% 상속받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아내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어머님 마음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못 사는 자식이 많이 가져야 훗날 하늘나라 어머님도 안도하실 것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작은 아빠와 큰 아빠의 마음을 몰라주고, 자기네만 집이 없다고 우리를 원망 한다고 하니

안타깝다. 작은형이 평생 밖으로 돌며 가정을 돌보지 않은 결과인데 말이다. 물론 아빠가 미워, 시댁 식구

모두를 원망하는 것 같아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태도가 자신들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작은 것이라도 감사할 줄 알아야, 점점 더 감사할 일들이 많아지는데 말이다.

요즘은 1억 때문에 소송하는 형제들이 80%라고 하는데, 이 정도로 마무리된 것이 다행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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