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인심이 야박하다고?
요즘 한국 교회는 왜 평일에 문을 잠글까? 그리고 왜 외부인의 출입을 불편해하기 시작했을까?
요즘 한국 교회를 가면 문이 잠겨 있다. 때로 모르는 사람이 들어가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기도 한다. 물론, 예배 때 방문하면 대개 환영하지만, 예배 시간이 아닌 시간에 오면 교회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걸 가지고 교회가 야박하다고 욕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교회를 매우 쉽게 본다. 예전에는 시골 여행을 다니면서 무료로 숙박을 하겠다며 교회를 찾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래놓고 교회에서 거절하면, "인심이 야박하다"며 욕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시골에 있는 교회 목사들은 이런 여행자들에게 부당한 일을 종종 당한 걸 호소하곤 했다.
거지들의 출근 장소 중 하나가 교회이기도 하다. 아래의 링크를 보면 알겠지만, "하나님 믿는 사람이 왜 적선을 안 하느냐"며 당연스럽게 돈을 강탈해 가곤 한다. 지금까지 수십만 원을 적선해줬어도 이전에 받은 건 다 잊어버리고, "왜 지금 주지 않느냐"며 따지는 거지들이 참 많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에게는 교회가 자기한테 돈을 주는 건 당연한 거다.
"하나님이 사랑하라 그랬으니 너네는 착취를 당해도 상관없지 않느냐"며 성도들 뒤통수를 치거나 사기를 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일이 워낙 비일비재해서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은 약삭빠른 사람이 많아졌다. 자기 살 길을 생각하지 않고 호구 잡히면 망하기 십상이다.
나는 왜 이렇게 안 그래도 가난한 목사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심지어 교회 다니는 친구들 중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었다. 아버지가 목사라는 걸 아는 한 친구가 나에게 찾아와 "아버지에게 보증 서달라고 부탁해라"라고 당연스레 이야기한 친구가 있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이니 당연히 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반응에 아버지께 이야기했다가 혼난 적이 있다.
기독교인이 된다는 건 착취 당하는 삶을 살겠다고 동의한 게 아니다. 솔직히 이건 성경이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사람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자.
아무튼 기독교인이랍시고 순진하게 보증을 서줬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이 망하고 신앙을 버렸다. 그래서 그 모습을 보던 좀더 지혜로운 사람들 또는 약삭빠른 사람들만이 교회에 남았다. 오늘날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이익에 밝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 경험이지만, 가난하고 착취를 당해보았던 사람들이 더욱 이익에 밝다. 인생의 굴곡 없이 그냥저냥 부유하게 산 사람들은 세상물정을 모르거나 순진할 때가 있다. 아래 영상을 봐보자. 물론 부자라고 다 착한 것은 아니다.)
위에 있는 매일 교회에 출근하는 거지들 링크에도 이미 설명해놓기는 했지만, 교회 문을 잠그기 시작한 이유는 도둑들 때문이다. 화장실 유리를 다 깨부수고, 빔프로젝터 훔쳐가고, 교회 망가트리고 간 사건들이 너무 많았다. 호의로 교회에서 여행객을 재워줬는데, 다음날 보았더니 교회 물건을 훔쳐가거나 망가트린 예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한 교회에서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지름길이랍시고 평일에 교회에 들어와서 교회에 비치된 커피와 차를 마음껏 마시고 가기도 했다. 성도들이 항의하자, 비치되어 있는 거 먹는데 이게 뭐가 문제냐고 따지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의 마인드는 "너네는 서비스업체니까 서비스를 잘해야 하는 거 아니냐"였다. 문제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다 먹어치워서 성도들이 먹으려고 보니 먹을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 계속 벌어졌다는 거다.
그러니 점점 교회들이 평일에 문을 잠그게 된 거다. 문 열어두면 1년에 수백만 원씩도 훔쳐가는데 어떻게 문을 열어놓겠는가. 정말이지 사역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말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 컴퓨터와 모니터, 빔프로젠터부터 시작해서 피아노와 드럼까지도 훔쳐가는 인간들이 있다.
한국 교회가 평일에 교회 문을 잠그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전 문제이다. 노숙자나 불량 청소년들이 교회에 무단으로 들어와 사용하는 일도 꽤 있었다. 그래서 예배를 드리려고 보면 예배당이 어지럽혀져 있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교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었고, 교회는 부득이하게 평일에 문을 잠그는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사건 사고가 참 많았기 때문이다. 그 사건 사고 중에서도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조두순 사건이다. 조두순의 성폭행 장소가 교회 건물 화장실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회에 대한 인식이 바닥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아니, 화장실이 급한데 문이 잠겨 있다고 교회에 따지고 화내는 사람들 때문에 화장실 문을 열어두었더니, 이번에는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거다. 물론, "안전 문제로 화장실을 열어줄 수 없습니다"라고 하면, "화장실 문 열어놓는다고 성폭행이 일어나면 지하철 화장실은 뭐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아무튼, 교회는 관리 인력 부족과 예산의 부족으로 CCTV 설치나 관리인 배치 등을 하기 어렵다. 관리가 어려운 걸 알고 조두순 같은 인간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불량 청소년들이 교회를 불법 침입한 예도 참 많았다. 내가 사역했던 교회들 몇 군데는 청소년들이 몰래 자고 가는 일도 있었다. (당시 관리 집사님이 계셨는데, 몰래 숨어있다가 걸린 학생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내가 사역했던 또 다른 교회에서는 근처 고등학생들이 여중생을 데려다가 교회 주차장에서 성폭행을 했던 일도 있었다. 평일에 성도들이 안 오니,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러니 문을 잠그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번에 탄핵 집회로 인해 말들이 많다. 왜 교회가 문을 열어주지 않느냐부터 시작해서 신랑 신부가 결혼을 하는데 결혼식에 방해가 될 정도로 자기들끼리 싸우고 난리를 일으켜서 결국 호텔에서 화장실을 잠깐 막기도 했다.
그런데 상대방을 이해하고자 하는 어떤 감수성이 없는 사람은 "소인배"라면서 호텔을 욕하거나 교회를 욕한다. 특히나 교회의 경우에 "탄핵에 반대해서 화장실을 열어주지 않는 거냐"면서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다.
그런데 화장실 열어줬다가 조두순 같은 놈이 관리가 안 되는 교회 들어와서 성폭행 하고 간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왜 교회가 문을 잠그기 시작했는지 안다면 할 수가 없는 소리이다. (물론, 길 가다가 화장실 찾는 것에 애 먹는 사람들이 불만을 표하는 것에는 나도 공감이 간다. 나도 똑같은 일을 종종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을 욕할 수는 없다.)
항공 규정의 역사는 피로 쓴 역사라고 한다. 화재, 건물, 지하철, 선박의 안전 규정의 역사도 교회의 역사 또한 피로 쓰인 역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실 안 열어줬다고 정치적 이유라고 몰아가는 건 무식한 거다.)
물론, 화장실이 급한 상황에서 교회 문이 잠겨 있으면 화가 날 수 있다. 그러나 교회가 왜 문을 닫고 잠그기 시작했는지를 확인해본다면 이해가 갈 거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평일에 교회와 화장실 문을 열어두는 교회들이 있다. 물론 이때에도 최대한의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때 자기를 감시한다며 불편해하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