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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을 때 보이는 것

빨간불

월요일.

의무감에 써보는 끄적끄적 글.


지난주 초부터 아이는 열이 났다.

고열은 아니었지만 몸이 뜨끈뜨근..

목에 가래도 끼는 것 같고 기침도 많이 하고.


한 동안 안 아프다가 오랜만에 애가 아프니

오랜만에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아이는 기회가 될 때마다

뭐가 이렇다

저가 저렇다 하면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원했는데

그때마다 차갑게 받아주었던 나.


틈만 있으면 안아 달라고 그랬는데

따듯하게 안아주지 않았던 나.


지난주 그리고 주말 내내 붙어 있으며

따듯하게 열이 나는 아이를 안으니

미안함에 마음이 아프다.


"아빠는 왜 이렇게 시원해?"

하며 아빠의 몸을 자기의 몸에 냉찜질하듯

부비적 거리는 딸.





길을 걷다가

계속 신호등이 초록색이라

'오 운이 좋네?'

라고 쉬지 않고 걸었다.


그러다,

눈앞에서 빨간색 신호등으로 바뀌는 바람에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그제야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이 보였다.


내 손을 꼭 쥐고 바쁜 숨을 몰아쉬는 딸의 모습

내 발걸음에 맞춰 걷다 지친 아이.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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