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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은 Jun 03. 2023

4.돼지는 원래 물에 뜬다

 2N년간 오직 튜브에만 의지해서 물놀이를 즐겨왔던 내가 수영을 배우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신혼여행 때문이었다. 결정할 게 너무도 많았던 결혼준비기간, 나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 홀린 듯 신혼여행지를 결정했다. 멕시코에 위치한 휴양지 '칸쿤'이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곳 :)

칸쿤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나도 신혼여행을 준비하며 처음 들어본 곳이기 때문이다. 칸쿤은 내가 결혼을 준비할 당시 떠오르는 여행지였다. 중요한 건, 칸쿤은 수영을 할 줄 알아야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휴양지라는 거다.

선배 부부들은 우리에게 꼭 수영을 배울 것을 권했다. 남편과 나는 둘 다 수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혼식을 몇 달 남겨놓고 부랴부랴 수영장을 찾았다. 함께 짙은 까만색의 수영복을 입고 처음 수영을 배웠던 날이 기억난다.

 이 매거진의 주제가 수영이 아니긴 하지만, 수영은 정말 매력적인 운동이라는 걸 꼭 이야기하고 싶다. 운동과는 맞지 않는다고 여겼던 나를 유혹하는 데 성공했으니 말이다.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정신없이 팔다리를 휘젓다 보면 온몸이 개운해지고 잡생각이 사라진다. 특히 초보때는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다. 휴대폰을 절대 못 보기 때문에 더더욱 수영에만 집중할 수 있다.

 나는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뒤로 수영 전도사가 되었다. 하지만 즐거움과 다이어트는 별개였다. 수영을 하면 살이 마구 빠진다는 후기를 분명 수도 없이 보았기에 기대했건만, 나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물놀이 갔다 오면 입맛 좋아지는 거, 바다에서 놀다 먹는 라면이 꿀맛인 거, 내가 말 안 해도 모두 알 거라고 생각한다.

먹고 수영하고 무한 반복이 가능했던 호텔

 그랬다. 내가 마이클 펠프스처럼 수영하지 않는 한, 식단 없이 수영만으로 날씬해지는 것은 불가능했다. 생각해 보면 단순한 문제였다. 오늘 내가 소비한 칼로리보다 적게 먹어야 빠진다. 신혼여행에 가서도 신나게 수영을 즐기며 칼로리를 소모했지만, 동시에 배가 꺼질 틈이 없이 먹었다. 그나마 뺐던 살도 다시 찐 채로 한국에 돌아온 나는 결심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물론 나는 앞으로도 꾸준히 수영을 할 예정이고,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은 것이 정말 기쁘다.  그렇지만 결국 다이어트의 최종 보스는 식단이었다. 식단을 하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고민이 필요했다. 열아홉 그때처럼 초절식, 원푸드 다이어트, 연예인 다이어트 따위를 평생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이제 나에게 맞는, 식단을 찾아야 했다. 내게 맞는 운동 찾기에 이어 내게 맞는 식단을 찾는 여정은 다음 편에서 공개하겠다.



*다이어트여행기는 매주1회, 늦은 금요일 혹은 이른 토요일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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