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소버린 AI는 실패할 것이다.

계획 없는 거창한 공공형 100조 사업 발주

by 강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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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AI 투자, 선언을 넘어 실질로 이어지려면?


이재명 정부는 최근 ‘AI 주권 확보’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삼고, 향후 5년간 민관 합산 10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버린 AI(주권 AI)’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민간 기술 전문가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발탁한 것도 이와 같은 국가 전략의 일환이다.


AI 기술을 통해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시도 자체는 분명 의미 있고 정치적, 언론적, 이벤트적으로 대박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비전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을 직시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공공정책 추진에서 우려되는 몇 가지 지점을 언급하고 싶다.


민간 중심 투자를 포함한 100조?


AI산업의 대부분은, 시작부터 민간이 100조를 스스로 투자해서 시작하지 않은 사업이다. 반면 오픈 AI는 민간 펀딩(공공 펀딩 포함)으로 시작해서 성장도 펀딩으로 성공하고 있다.

100조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은 겉보기에 강력한 의지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바에 의하면 상당한 부분이 민간 기업의 몫이다. 발표에 따르면, 전체 투자 금액 중 90% 이상이 민간 주도 자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는 산업 촉진자 역할에 머무르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과연 민간 기업들이 정부 계획에 발맞춰 충분한 리스크를 감수하며 실질적인 투자를 실행할지는 불확실하다.


한국의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단순히 자금 부족 때문이 아니다. 자체 자본, 순수 민간자본만으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없다.


투자에 대한 비전 부재, 사회적 책임 의식 부족, 그리고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장기 전략 미비 등이 주요 원인이다. 공공에서 이번만큼은 민간이 중심이 되는 구조로 추진하겠다면, 정부는 그만큼 더 촘촘한 유도 전략과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의 1개 주 보다도 못한 작은 한국에서, AI 인프라 구축의 물리적·재정적 한계를 글로벌하게?


AI 기술의 구현은 단순히 알고리즘 개발로 끝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 구축, 고성능 칩 확보, 냉각 및 전력 인프라 같은 물리적 기반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이 모든 영역에서 명백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AI의 핵심 부품인 엔비디아 H100, 블랙웰 등 고성능 GPU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과연 AI를 주도하겠다고 한국에서 공개선언을 했는데, IT강국인 한국에게 미국 정부 등 외국에서 엉덩이 토닥거리며 응원해 줄까? 다행하게도 한국의 ai 적대국으로 보고 있지 않지만, 미국의 시선이 바뀔 수 있다는 점 또한 불안요소이다.


또한 하드웨어는 대부분 해외에서 서버 형태로 조립된 제품을 수입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막대한 전력과 냉각 설비가 필요하지만, 전력 공급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아 이미 설치된 서버조차 돌릴 수 없는 현실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대학교가 어렵게 AI 칩을 확보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음에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력 공급 승인을 받지 못해 가동을 못한 사례는 이러한 현실을 극명히 보여준다.


또다시 초고속 고령화와, 인구수 감소인 한국에서, 인재 부족과 인력 유출의 심화를 어떻게 해결할까?


AI 경쟁은 단지 자본의 싸움이 아니다. 글로벌 인재 풀과 실전 경험, 창업 생태계가 결정적인 경쟁력이다. 그러나 한국은 인재 측면에서 심각한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AI 관련 인력 부족은 2020년 1,600명에서 2023년 8,500명으로 3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급 인재의 해외 유출이다. 국내에서 AI를 전공하거나 연구한 인재들이 미국과 유럽의 빅테크 기업으로 유출되고 있으며, 이들 상당수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는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엔지니어 직군에 대한 낮은 대우와 미래 전망 부족을 방치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이제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 유학 후 돌아오지 않는 현상으로 심화되고 있다.


또한, 국내 대학의 AI 교육과정은 여전히 이론 중심이며, 산업계 수요나 실무와의 연계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기간에 학위를 수여해도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380억 사업 수주는 LG가 하지만, 투자하라고 불러 모으면 누구 먼저? 불투명한 투자의 실체


100조 원의 투자는 그 자체로 국가적 과제이자 기회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자금이 어떤 기준으로, 어떤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분배될지에 대한 명확한 우선순위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자금이 충분한 대기업에 다시 지원이 집중될 것인지, 기초 연구나 지방 대학의 AI R&D에 투자될 것인지, 아니면 AI 국방이나 휴머노이드 로봇 같은 응용 분야에 집중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불분명하다. 구체적인 방향성 없이 예산만 책정된다면, 결국은 자금이 분산되고 어느 분야에서도 임계점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열심히 해보겠지만, 또 다음 정부는?


현재의 AI 투자 정책은 충분한 사전 검토나 사회적 합의 없이 급하게 수립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 선거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던 의제가 정권 출범 이후 급격히 추진되기도 한다,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과거 정부에서 설립된 AI 국가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경험도 있다. 대표적으로 의료 데이터 및 개인 프라이버시를 담은 데이터 관련은 글로벌 기준으로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이다. 또한,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외치면서도 연구개발 예산을 축소되었던 과거와, 동시에 의대 정원을 늘리는 교육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이런 과거만 보아도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 인재 양성과는 거리가 먼 방향이다. 과연 데이터, AI기술 확산을 위한 법 조절은 만은 과제를 안고 있다.

기술 정책은 단기성과가 아니라, 일관성과 축적을 통해 완성된다.



‘쏘버린 AI’, ‘100조 투자’, ‘글로벌 주권’이라는 표현은 듣기엔 그럴듯하지만, 실제로 이를 뒷받침할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 모든 전략은 허황된 구호로 끝날 수 있다. AI는 국가적 과제이며, 동시에 인프라, 교육, 산업, 문화 전반의 긴 흐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복합적 작업이다.

따라서 정부는 단순한 선언에서 벗어나, 민간이 신뢰하고 동참할 수 있는 명확한 유인책,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 시스템 개혁, 실효성 있는 인프라 지원, 글로벌 시장 진입 전략 등을 통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의 AI 전략은 오픈 AI처럼 세계를 선도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국내용 상징 정책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RND비용을 삭감하여 기업이 줄 폐업을 하고, 의대증원을 늘려 학생의 진로가 조정되고, 성과로만 보기 좋은 공공정책을 많이 보아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포스터에 적힌 텍스트(비전)가 아니라, 그것을 실현할 시스템과 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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