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뜨며 하는말
아침에 일어날 때 ’오늘도 일찍 자야지‘
하며 눈을 뜨란 말이 있다.
부지런하게 내가 해야 할 일과를 마치고 미련 없이 일찍 잠을 청하는게 참 산뜻하게 느껴져 나또한 그렇게 살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시원해진 저녁기온에 강아지와 긴 산책을 마치고 집 앞 우수수 떨어져 있는 마른 낙엽들을 쓸어낸다.
빗질은 매일 해주는 게 편하다. 미루면 내일 고스란히 두배로 늘어난 낙엽을 쓸어야 할걸 알기에
오늘도 난 오늘만치의 게으름을 쓸어낸다는 맘으로 묵묵히 빗자루질을 했다.
저녁을 먹은 남편이 씻는 동안 난 오늘도 맛있는 집밥을 먹게 해 준 부엌을 정리한다.
행주를 소독하고 기름기가 남은 조리대 표면에도 세정제를 칙칙뿌려 싸악 닦아준다.
프라이팬에 조금 남은 제육볶음도 용기에 덜어 냉장고에 넣어준다.
내일 아침에도 정리된 부엌에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
딱 오늘 먹을 양만 만들어 먹고 매일 저녁 주방정리도 미루지 않으려 한다.
어두워진 침실로 와서 침대옆 스탠드를 켠다.
아침에 침구정리를 해놓으면 저녁에 정돈된 침대를 보며 기분이 좋아진다.
정돈된 공간은 기분을 좋게 한다. 그저 기분을 좋게 해 준다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란 생각을 해보면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많은 돈과 에너지를 쓴다. 큰 금액을 지불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장소에 가서 기분전환을 하기도 한다. 사람의 기분을 좋게 유지한다는 건 생각보다 중요하다.
우리 침실램프는 좀 더 어둡다. 기존 전구의 밝기가 나이트 스탠드로 쓰기엔 너무 밝아
내가 안 쓰는 양말로 감싸 놓았다!
딱 요정도 밝기가 자기 전 잠깐 책을 보거나 약간의 딴짓(유튜브 같은..)을 하기에 좋다.
되도록 폰을 안 하고 잠들려 노력하지만 자기 전 누워 폰 하는 재미는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온도와 습도를 정적하게 유지하는 게 수면에 도움이 되기에 침대 옆엔 가습기를 틀어 놓는다.
자정이 다되어 잠들던 나인데 언제부터인가 요즘 오후 10시가 넘으면 졸음이 밀려온다.
아침 30분의 조깅을 하며 받은 햇빛 덕분일까?
암튼 평소보다 일찍 잠드는 덕분에 이른 아침 조깅을 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어지는 요즘이다.
베개에 머리가 닿으면 잠드는 남편 옆에서 조용히 나만의 책 읽는 시간을 가지고 싶은데 자꾸 눈이 감기면서 보고 있던 아이패드를 얼굴에 떨어드릴 뻔할 때쯤이면 아이패드의 전원을 끄고 침대옆 램프 줄을 딸깍 당겨 어둠 속에서 오늘의 잠을 맞이한다.
행복은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게 없는 것이라고 했던가.
오늘 사실 온라인 영어수업을 할 때 집중을 못하고 딴짓을 한 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잠깐 둘러본 브런치에서 맘에 드는 글을 쓰는 작가를 발견하는 바람에 카메라를 끄고 한동안 글을 읽었다. 영어를 공부해야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반대로 한글에 더 빠진것 처럼
책 읽는 게 요즘 제일 재밌다.
자기 전 맘에 걸렸던 수업을 생각하며 다음번부턴 더 집중해야지 다짐해 본다.
내일도 조깅을 하고 좀 더 건강하게 음식을 만들고 책을 읽고 영어공부에 집중하고 하루를 되세기며 쓰는 하루를 살아야지 그리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지 생각한다.
내일도 내일 만치의 몫을 하며 살아야지 생각하면 부담이 좀 덜어지고 내일을 기다리며 잠에 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