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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Oct 06. 2024

달리기와 필사

30분 달리기와 필사 두쪽

달리기를 하고 나면  새로운 뇌세포들이 생성되면서 집중력이 상승한다고 한다.

 중요한 건 이 활성화된 뇌 세포들도 쓰지 않으면 쓸모가 없게 돼서 운동 후엔 정말 집중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게 새로운 뇌세포들을 요긴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어 수업이 있는 아침이면 좀 더 일찍 일어나 뛴 후 수업을 듣고  쉬는 날에도 달리기 후  영어원서 필사를 하는 루틴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매번 공부해야지 하면서도 안 하게 되는 게  영어 공부이다 보니 가장 집중력이 높아진 때를 틈타 자연스레 일상 속 루틴사이로  끼워 넣어보고 싶었다.


~필사를 위한 나만의 장비들~


1.필사를 시작하며 설레는 맘으로 고이 모셔두었던 새 노트를 꺼냈다.

2.아이스든  따뜻한 커피든 용납하지 않는 예민한 내 속을 따뜻하게 덥혀줄 호박차 티백을 우린 머그잔도

새 노트옆에 살포시  놓아둔다.

3.부드럽게 써지는 볼펜과 연필, 수정액도 준비한다.

필사를 시작하려는 책은 shine 이란 책이다.

몇 년 전 서점에서 구입한 작은 자기 계발서 책인데 내용도 좋고 어렵지 않은 편이라 즐겨 읽게 된다.

원서를 읽을때 얼른 영어가 늘어야 된단 마음이 앞서 문장을 대충 읽고 많이 읽으려고 하는 조급한 나를 발견한 후 많이도 말고 매일 이 책의 두쪽씩만 천천히 읽고 또박또박 필사해 보자고 생각했다.

거북이 같은 속도 라도 괜찮으니 누가 뭐라 할 것도 아닌데 부담감을 내려놓자.

두쪽만 찬찬히 읽어보며 내용을 음미하고  문장표현에서 한국말과 다른 표현법에 흥미도 가져보면서,

그렇게 한 문장, 한 단어라도 기억에 남을수 있도록 매일 꾸준히 말이다.

처음 보는 단어옆엔 조그맣게 연필로 뜻을 적어놓는다. 언젠가 다 외워서  적어놓은 뜻이 필요 없을때

지우개로 삭삭 지울 수 있게.



책을 읽다가 우연히  창밖으로 이웃들이 지나가는 걸  구경한다.

찾아오는 가족이 없어  외로움을 많이 타고  항상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가 자기 좀 봐달라는 듯 자전거 벨을 띠링띠링 울리며 지나간다.

 전문 마라토너인 여자분도 빠른 속도로 뛰어간다.  네온색 운동복과 운동화를 신고 뛰는 모습이  밝은 햇살을 받아 더욱 경쾌하다.

매일 산책 때마다 마주치는 조용한 이웃과, 주인만큼 온순한 반려견이 천천히 산책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띈다.

 창문을 통해  한가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웃들을 바라볼 때면 마치 그림 속 작은 마을 풍경을 구경하듯 마음이 평온해진다.


달리기를 시작했을 땐 10분도 못 가서 지치고 쉬어야 했지만 지금은 꾸준히 30분을 달릴 수  있게 된 걸 생각하며  영어 원서 필사를 하는 일 또한 그렇게 나의 일상 속 작은 일과로  만들어 보고 싶어 진다.

달리기를 할 때도 나만의 페이스를 조율해 가며  즐기듯 뛰듯이  원서를 읽고 필사를 하는 일도  성급하지 않은 맘으로 꾸준히 해 보고 싶다.  

이젠 뛰지 않는 하루를 보내면 뭔가 빼먹은 듯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필사를 하는 시간 또한 내 일상 속에 자리를 잡게 되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달리며 얻은 작은 자신감이, 다른 일도 한번 작게 시작해 보라며 조용히 용기를 북돋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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