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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Oct 22. 2024

뉴욕의 작은 한국 책방

어제는 엄마와 찜질방에서 같이 시간을 보냈고

오늘 엄마는  예정돼있던 산행모임을 가셨다.


난 3시간의 시차로 인해 아침 9시 반이 돼서야 눈이 떠졌다.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동네 구경하러.

뉴욕 하면 가을, 가을 하면 단풍이다.

서부에 살다 보니 빨강 노랑 갈색 다양한 색의 단풍을 본 게 얼마 만인지.  멀리 단풍놀이 갈 필요도 없이  

동네 흔한 단풍나무들도 참 아름답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한국 책방이 있었다.

한국에 있는 서점에 비하면 규모가 매우 자그마 하지만 집 근처에 이렇게 책방이 있다는 건 엄청나게 즐거운 일일 것이다. 꽤 많은 분들이 한강 작가의 책을 예약했다며 들어오고 계셨다.

나는 아주 느긋하게 어떤 책들이 있는지 둘러보고

어떤 책을 사람들이 찾고 있는지 점원과의 이야기를 엿듣기도 했다. 그리곤 비닐에 싸여 내용을 전혀 볼 수 없었던 그래서 더 궁금한, 에세이에 판타지가 가미된 책을 한 권 샀다.



그리곤 예전에 한 번씩 들리곤 했던 세컨드핸드숍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새것이면서 원가보다 몇십 배 낮은 가격으로 맘에 드는 옷을 몇 번 산 경험이 있다.

그래서 한 번씩 들를 때면 오늘은 어떤 득템을 할 수 있을까 보물 찾기를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오늘 내가 고른 옷들은 후디 두 개와 스웨트셔츠였다.  스웨트 셔츠는 어디서 많이 본 디자인이네 하고 봤더니 오! 톰브라운이었다. 스몰인데 사이즈가 맞았다.

각 5달러의 귀여운 상의들을 구입할 수 있어서 많이 신이 났다!



집에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 망설였지만  귀여운 크리스마스 감성의 머그는 결코 지나칠 수 없다며 각 $2에 구입했다. 원 가격인 $5 스티커가 그대로 붙어 있는 새 거들이라 더 기분이 좋았다. 아주 오랜만에 보물 찾기에 성공한 느낌이다!



집에 돌아와 사온 옷과 머그를 세탁하고 아빠랑 땅콩버터를 바른 빵을 하나씩 먹었다.

그리곤 집안 곳곳 페인트칠이 필요한 곳에 설렁설렁 붓질을 하고 다녔다.

페인트칠을 마친 후 다시 집을 나섰다.


가보고 싶었던 카페가 있는데  그곳에서 오늘 산 책을 읽고 싶었다. 도착한 카페는 너무 예뻤고 그만큼 사람이 아주 꽈-악 차 있었다. 흑.. 아쉽지만 다른 카페를 알아봐야 했다.


조금 걷다 보니 왠지 들어가 보고 싶은 카페가 하나 눈에 띄었다. 자몽에이드를 하나 시키고 저녁 햇살이 밝은 카페 창문가에 자릴 잡아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실제 백희성 건축가가 파리에서 8년 동안 아름다운 집, 오래된 집을 찾아다니며 집주인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약간의 허구를 가미한 건축 미스터리이다. 처음엔 집에 관한 사진들도 있길 기대했는데 읽다 보니 사진 없이도 판타지 소설 같으면서 실제 에세이 같은 내용이 흥미로웠다.

책 제목도 앞면엔 쓰여지지 않아 더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책갈피는 오늘 하나씩 주워온 단풍잎들로..

이것이 가을의 낭만이로구나:)


책을 읽다가 조금 더 조용히 집중해서 읽고 싶은 맘에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또 지나칠 수 없었던 동네 도서관:)  왜 이렇게 재밌는 신간이 많은 거야!  여기 사는 사람들 좋겠다아..


집에 돌아와 이렇게 오늘 하루 책을 고르고 읽고 동네를 산책한 일들을 기록해 본다.

엄마가 산행을 하신 동안  난 책들과 데이트를 한 날이었네.

이 글을 다 쓰고 나면 아까 읽다만 책을 다시 보다 잠에 들어야겠다.  

모두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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