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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이 낙엽을 말리는 소소한 재미

by stay cozy

강아지와 산책을 하다 진분홍색 잎들을 주웠다.

곱게 말려두려 책을 펼치는 순간, 2024년에 말려두었던 낙엽들을 발견했다.

그 낙엽들을 보는 순간, 잊고 지내던 그날의 가을이 되살아났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쌓인 거리,

카페창가에 앉아 막 산 책의 한쪽 페이지에 낙엽을 조심스레 꽂으며 혼자 흐뭇해하던 내 모습이 기억 속에서 피어올랐다.

작년 카페에서 낙엽을 꽂아두며


코팅지가 없어 테이프로 붙여서 꼿꼿한 책갈피를 만들어줬다.

시간이 흘러 이번 가을에 꽂아둔 잎들도 어느새 잊히겠지.

그러다 언젠가 우연히 책을 펼치다 마주하면,

그 가을 내가 느꼈던 감정, 일상의 순간들이 다시 날 찾아올 것이다.


말린 낙엽은 그해 가을의 추억을 조용히 재생시켜 주는 속삭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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