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땅! 시작되고 떨어진 기온에 적응하기 바쁜 틈 사이로 우리의 카카오톡 대화창, 휴대폰 알림 배너를 대기업의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알림이 가득 채워준다. 11월 넷째 주에 큰 세일을 진행하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위해 10월부터 물욕을 꾹 참으며 살 목록을 작성한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살면서 블랙프라이데이가 정말 행사가 되어 우리의 지갑을 두드리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거 같다. 정체도 모르는 녀석이 나의 돈을 훔쳐 가기 전에 블랙프라이데이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서 브랜드들이 과감한 세일을 제공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언제인지, 왜 이름은 black Friday로 지은 것인지
우선 이 날이 큰 행사가 된 배경은 미국이다. 설날과 추석이 큰 명절인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명절이다. 추수감사절로 시작한 11월 넷째 주 목요일부터 12월 25일까지 사람들은 공휴일의 기쁨의 햇빛 아래 소중한 사람들을 선물을 준비하면서 명절의 기분을 느끼며 살아간다.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11월 넷째 주 금요일을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지정해서 크리스마스맞이 쇼핑 시즌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프라이데이면 그냥 프라이데이지 왜 앞에 색깔을 지칭하는 black이 붙었을까?
프라이데이 앞에 블랙이라는 단어가 붙게 된 것에는 몇 개의 가설이 있다. 과거 리테일업에서 적자는 빨간색, 흑자는 검은색으로 회계 장부에 기록했는데, 한 해에 적자를 보다가 추수감사절 이후로 매출이 올라 흑자를 검은색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50년대에 노동자들은 목요일인 명절 다음 달에 병가를 내서 연속을 휴가를 갖기 위해 금요일에 병가를 많이 냈고 매니저들을 이를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가설도 있다. 가장 유력하다고 말하는 가설은 60년대 초, 휴일 쇼핑과 토요일에 열리는 육군 해군 축구 경기에 참석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로 인한 혼란을 묘사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 후 80년대에는 많은 회사들이 많은 판매를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고 이제는 그 단어가 원래 그러한 날이 있었던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에 흡수되었다.
블랙프라이데이 미친 장점
블랙 프라이데이를 듣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진 한 장을 꼽고 그것이 어떤 사진인지 설명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동이 트지 않는 아침 새벽부터 추운 외투를 여미고 “잡히는 대로 사버리겠어”라는 의지의 눈빛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채운 줄일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실제로 블랙프라이데이에 몰려든 인파로 인해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심지어 “ Black Friday Death Count”라고 그날 일어난 죽음을 세는 사이트도 생겨났다. 쇼핑을 위해 그렇게 까지 해야 할까? 그럴 까지가 있을까? 그렇다.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정말 미쳐버린 큰 세일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Ssense, farfetch와 같이 명품 직구 가능한 사이트들은 20%에서 50%까지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쿠팡은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를 했다. 그 위에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직구를 통해 우리나라보다 더 큰 할인을 진행하는 해외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까지 더해져 블랙프라이데이가 우리의 지갑의 돈을 훔쳐가기에 적당한 환경을 만들어줬다.
저렴하니깐 일단 사긴 하겠는데.. 그 뒤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북미 리테일 판매업을 한 나의 경험으로 말해보자면,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구매하는 손님들의 첫 번째 질문은 “오늘 사는 것이 제일 저렴한 가격인가”였고, 두 번째 질문은 환불 정책을 묻는 것이었다. 이 두 질문에서 나는 사람들이 정말 신중하게 필요한 물건을 구매한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스웨덴 우편 서비스 제공업체 PostNord의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에 구매한 상품의 3분의 1 이상은 환불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쯤에서 나는 블랙프라이데이가 판매를 창조하려는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아서 우리에게 무분별한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만약 나의 의심과 같이 단순 변심으로 환불을 하거나, 아직 세일의 유혹에 속아 새 제품으로 대체되어버린 멀쩡한 물건들은 어떻게 될까? 영국 폐기물 관리 회사 웨이스트 매니지드의 연구의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에 구매한 제품의 80%는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지에 묻힌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유럽 전역으로의 반품한 물건의 운송으로 인해 백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일단 사고 보자’의 마음은 환경에 치명타를 안겨준다. 이에 프랑스 환경부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무언가를 사기를 보다 있는 것을 고쳐 쓰는 광고를 전개하며 “구매가 나쁘다가 아니라 구매가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큰 세일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왜 큰 세일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일까? 그에 대한 이유는 미국의 유통 구조에 있었다. 미국의 유통 구조는 유통업체가 생산업체에서 물건들을 매입해서 쌓아두고 판매업체에 다시 파는 구조이다. 만약 재고가 남는다면 재고 보관 비용에서 지출이 생기기 시작해서 철 지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발생과 내년 봄 신상이 나왔을 때, 그것을 보관할 공간, 판매할 공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여간 해결하기 힘든 골칫거리가 된다. 그래서 유통 업체는 재고 관리, 정리, 보관으로 지출되는 소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핵심이다. 따라서 유통업체들은 큰 할인을 제공해 이 수수께끼를 풀려고 했고 이는 연말 보너스를 가진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와 맞아떨어졌고 블랙프라이데이는 쇼핑데이로 자리 잡게 되었다,
명암이 존재한다고 해도 블랙프라이데이에 가장 뜨거운 매출이 기록된다는 건 사실이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주말 동안 미국 온라인 판매에서 98억 달러를 지출했고, 전 세계적으로 거의 710억 달러를 지출했다. 연말 보너스로 지갑에 여유가 생긴 소비자와 제 값을 다 받지 않더라도 빨리 팔아 재고를 없애고 싶은 유통 시스템의 합작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소비자 눈에 보이는 곳곳에 쌓인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전에 비해 할인 전 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는 소비자의 불만과 환경의 아픔이 소리치고 있다. 이 속에서 세일이 없으면 다음이 없는 것과 같은 소비 말고 사고 싶었던 물건을 좋은 가격에 맞춰서 사는 현명한 소비를 하는 독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