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습관'을 다시 읽고
요즘 전에 읽었던 '기획자의 습관'이라는 책을 다시 읽고 있다. 책을 다시 읽는 행위는 생각보다 기분이 좋다. 읽은 지 오래된 책은 처음 읽는 느낌처럼 새롭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고, 기존에 읽었던 내용도 다른 시각에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책을 읽고 있다'라는 행위 그 자체로 내가 더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취하게도 해준다.
내가 전에 책을 읽었을 때와 다른 나의 독서 습관은, 좋은 글들은 그 자리에서 해당 문구를 필사한다는 것이다. 필사집을 들고 다니면, 물론 당장 쓸 때는 귀찮은 점도 많지만 나중에 각각의 책을 펼쳐서 좋은 문구를 찾을 필요 없이 한원의 노트로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다.
스스로 행하거나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하거나 발휘하기 싫어하는 것을 말한다.
- 위키백과 -
그래서 오늘 나는 '기획자의 습관'이라는 책에서 '게으름의 정의'에 대한 내용을 필사했다. 위키백과에서 말하는 게으름이란 위의 내용과 같다. '게으르다'라는 단어 자체에서 주는 이미지는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을 만지면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이 일반적인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상태.
근데 편안해 보이는 몸과는 다르게 나의 머릿속은 도통 편안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에 대한 고민들로 가득 차서 나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고민. 그런 고민들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내 몸은 편해 보이고, 게을러 보이지만 어쩐지 나는 더 피곤해져만 가는 것 같다.
'기획자의 습관'에서 작가는 게으르다는 내용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게으름'에 대한 나의 정의는 육체노동시간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하루에 육체노동을 2~3시간만 하더라도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면 게으르지 않다.
판단을 재빨리 중지하고 결론을 쉽게 도출하는 것.
너무나 손쉽게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이다.
- 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작가) -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고,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이 게으른 행동이 아니었다는 당위성을 찾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조금 조심스럽지만 그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다. 다만, 내가 누워서 했던 생각이 항상 기획을 도출해 내려는 생각은 아니었기 때문에 복잡한 머릿 속이라고 해서 다 모두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생각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생각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꼭 행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는 모든 사람들을 게으르다고 폄하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움직이지 않는 모든 사람들을 게으르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뭐든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내가 누워서 '나 왜 이렇게 게으르지?'하는 생각을 하기 전에 내가 지금 어떤 생산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게을렀다면 게으르지 않도록 더 쉽게 변화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더욱 단단하게 해주는 습관은 독서와 글쓰기인 것 같다. 나를 단단하게 해주는 시간들은 보통 내 스스로를 돌아보는 행동들을 할 때인데 독서와 글쓰기를 할 때 나는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요즘 들어 책은 읽고 싶을수록 더 읽고 싶어지고, 글도 쓸수록 더 잘 쓰고 많이 쓰고 싶어진다. 크진 않지만 나에게 있는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까 싶다. 이런 식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