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차리지 마세요
당신이 카페를 차리고 싶다고 했을 때, 어딜 가나 이 말은 최소 한 번씩은 꼭 들을 것이다. 특히 카페를 창업했던 경험이 있거나, 현재 카페를 운영 중인 사람이라면 더욱더 강력하게 당신을 말릴 것이다. 나는 처음에 이 말을 바리스타 학원 선생님한테도 들었고, 카페를 운영 중인 대학 동기한테도 들었고, 가족 중에 카페 폐업 경험이 있는 지인한테도 들었다. 숱하게 들었고, 절대 하지 말라며 설득을 당했고, 좋은 이야기보다는 각종 안 좋은 이야기만 들었지만, 나는 결국 카페 사장이 되었다.
카페 운영을 하면서 그동안 꿈꾸던 로망이 사르르르 사라져 버렸으나, 앞으로도(굶어 죽지만 않는다면) 여전히 카페지기로 살기를 원하는, 나의 모순된 마음을 글로 풀면 재밌을 것 같아서 브런치에 담기로 결정했을 때, 아주 적절하고도 딱 맞는 제목이 생각났다.
카페 차리지 마세요
카페 이야기를 하면서, 카페는 차리지 말라니! 하지만, 이 문장만큼 더 격렬하게 카페를 차리고 싶게 만드는 문장은 없다. 오히려 "왜 카페를 차리지 말라는 걸까? 도대체 문제가 뭐지?"라는 생각에 더 깊숙이 빠져들게 될 것이니..... 그리고 어느새 내가 차린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왜냐면 무얼 하든 자신의 로망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험난해도, 어려워도, 다들 가지 말라고 해도, 나에게는 반짝 거리는 무지개 같은 모습인걸 어쩌나.
한번뿐인 인생, 언젠가 후회하더라도, 직접 부딪혀보는 거지!
나에게, 누군가 카페 창업에 대해 상담을 한다면, 나는 그 사람의 바짓가랑이를 잡고서 말할 수 있다. 카페 차리지 마세요! 제발 차리지 마세요! 제발 이 길로 들어오지 마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를 차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카페지기로서의 일상과 현실을 들려주고 싶었다.
어차피 당신은 이미 카페를 차리기로 마음먹었으니,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카페를 차리지 마시라! 더더욱 차리지 마시라!
그리고, 더욱더 깊게 빠져보시라!
글 꾸물
커버사진 남편이 만든 수제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