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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선우 May 01. 2024

5월

5월입니다.

여느 달이 넘어가는 시기가 그렇듯 '벌써?' 싶지만 

올해는 그 감각이 조금 크게 다가오는 거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감에 있어서 부정적인 생각으로 자세가 기울어져있거든요

하루 빨리 콘티와 플로어플랜을 짜야하지만

이 삐딱한 마음에 뭐라도 적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 끼적입니다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방 청소도, 면도도, 집에 있는 고양이도 내팽개친 삶이 벌써 까마득한데

글 하나는 부지런하게 적고 싶은 심정 앞에서는 죄다 핑계인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생전 관심 없던 촬영이라는 분야를 덜컥 품에 안고

학교에서 본격적인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영화라는 무수한 당착 속에서, 평생 그래왔던 것처럼 자책감은 만땅입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흥미와 재미가 오돌히 돋아있어 

미쳤지만 다음에 또 하고 싶을 것 같은 직감을 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거짓말처럼.

나 아직 살 만하구나.


이젠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직감을 더 고취시켜주거나 한풀 꺾어버릴 지는 해내기 나름입니다

남과 비견할 바는 안되지만 나름 열심히 데굴러다닌 작년을 떠올리면 

용기가 생기더라도 직면해있는 것들에 철렁이기 일쑤입니다

이럴 때마다 예전엔 아직 식지 않은 잿더미를 손 데여가며 억지로 주워갔는데

요즘은 그러려니 바싹 그을린 자리 옆에 앉아 장작을 패옵니다

그래도 요즘 날씨가 날씨인지라, 예전 버릇이 튀어나오네요

뜨거운 날씨에 속아 먹히지 말고 푸르른 초록을 가까이 하는 여름을 보내야겠습니다

이번의 모든 게 끝난다면

때 언제인지 모를 먼 순간들에 나의 모티브가 되어줄 것을 찾아 다시 떠나야죠

완숙해지겠다는 핑계로 회피하지 말라 욕할 수도 있지만

글쎄요, 그건 너 생각입니다.


아무튼, 더운 날씨에 다들 몸도 마음도 그을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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