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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주nice May 03. 2024

아플 통, 근육통이 찾아왔다. 마음의 통증도 함께 왔다

<2024년 5월 3일 ADC 기록>

300일간의 긴 여정과 함께한 우리의 다이어트가 드디어 세 번째 100일 맞이했다. 

이 말인즉 우리는 그동안 200일의 느리지만 꾸준한 지속적 다이어트를 해왔다는 것이다. 

우리의 다이어트의 출발은 몸이 아니라 마음, 즉 생각을 고쳐먹는 일부터 100일간 진행해왔다. 

첫 번째 100일간의 다이어트를 함축하자면 버리는 기간이다. 

무엇을 버렸는가? 오래도록 가지고 왔던  낡은 우리의 생각들,  편견들, 그리고 선입견의 시선,  부정적 언어들까지.. .

복잡한 생각들을 버리고 단순화 하면서 벌어지지도 않은 근심과 걱정도 버리고, 더불어 붙어있는 살도 서서히 버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일을 걷는 동안 이전 내 몸그릇에 쌓여있던 찌꺼기 같은 생각들을 버려내야만 빈 그릇에 새로움을 담을 수 있는 준비를 한 것이다.  

두 번째 100일간의 다이어트 과정은 바로 채우는 기간이다. 

비워냈으니 서서히 채워야한다. 

한번도  걷지 않았던 몸은 매일 걷는 몸으로 채우고, 한번도 입에대지 않았던 식재료는 서서히 입으로 채우고, 한 번도 가능하다 여기지 않았던 생각들을  마음에 채우기 시작했다. 

뭐든 새로운건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뭐든 처음은 흥미가 있기 마련이다. 

그 새로움과 처음하는 낯선 활동들을 재미있게 채웠지만  그저 반복만이 남게되면 이내 관심도 흥미도 떨어진다. 

반복이 익숙해지기까지는 지루함이 찾아온다. 

이 지루함을 무던히 견뎌내야 내 것이 되는데 말이다. 이렇게 흥미도 지루함도 모두 맞이하며 그런 200일도 그렇게 그렇게 부단히 지내왔다. 

버리는 동안도, 채우는 동안도 그렇게 계속 더는 필요없는 우리들의 살들은 많이 사라졌다.  

5월 1일이 되면서  세번째 100일 다이어트 프로젝트를 친구들에게 공개했다. 

이제 우리는 운동하는 몸이 되었다. 운동을 쉬는 것이 하는 것보다 불편한 몸이 되었다. 

여전히 내가 먹어왔던 음식이 더 좋지만 새로운 식감, 새로운 재료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하나를 더 추가하고 조화를 이루어 다듬어갈 예정이다. 

그것은 바로 근육운동!

우리가 해야할 일은 근육을 키우는 일, 뇌근육, 몸근육, 마음근육, 

뇌근육과 마음 근육은 책과 자기계발 동영상으로! 그리고 걷기와 달리기로 채워갔다. 

이제 몸속 잠자고 있던  몸 근육들을 일하게할 차례다. 

30분안에 근육을 쓰게 만드는 오래된 비디오를 공유했다. 

각자의 컴퓨터에 다운로드받아 집에 있는 TV와 연결하여 시작해보았다. 

웜업과 마무리 각 10분을 빼면 근육운동은 채 20분이 되지 않는다. 

세상에나, 20분을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버겁다. 쓰지 않은 근육들이 화가 났다. 

자유롭게 내버려둔 세월이 있는데 갑자기 자극이 들어오니 난리들이다. 

눈치 빠른 몸이 말을 걸어온다. 통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잠자고 있을 뿐 살아있었다고....

하루만에 아플 통 : 통증이 시작되었다. 

그냥 내버려두고 살아왔던  근육들이 성이나 울부짓는다.

몸이 아프다. 절뚝대며 걷기 시작하고 안 쓰던 근육들이 아파 삭신이 쑤시다. 

우리에게는 몸의 통증만이 아니라 마음의 통증도 찾아왔다. 

언제까지...

얼마나 더...

편안함은 독이고 불편함은 득이라지만 이제 그만 편하고 싶다. 

지금 편하면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알면서도 불편해진 몸을 다시 익숙하게 만들기까지 아픈 고통을 견뎌야하는 것이 싫다. 

나는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이전 나의 모습을 거울 보듯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는다. 

걸어서, 식단을 바꾸어서, 달려서 변했으니 뭐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으로 근력 운동을 시작한 첫 날!

또 자괴감이 들었다. 도대체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은 몇 안되었고 그나마도 따라한 동작들은 다리가 후들거려 멈추어도 다리 저 스스로 흔들댔다.

아프니까 다음 날은 몸을 사리게 되고, 그렇게 일주일에 세 번도 채우지 못한 채 멈추었던 기억이났다. 

내가 근육운동을 작정했으나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고 하다 말다를 반복,(여전히 하고 있는 이유는 놓치 않았기 때문에)

또 다시 시작한다. 

그렇다면 나의 첫 시작과 지금의 시작이 같을까?

나는 동작을 하는 동안 통증이 없다. 물론 자괴감이라는 마음 통증도 떠나 보낸지 오래다. 

습관으로 확실히 자리 잡지 않았을 뿐 이제 온 몸에서 내 근육들이 아프다고 아우성치는 소리를 듣기 힘들다. 

동작은 익숙해진것이다. 다시 시작했으니 몸 속 근육들은  또 힘을 쓰는 구나 아는 채 할 뿐이다. 

지금 친구들의 통증은 나의 첫날과 완벽히 닮아있다. 

그렇다는 것은 그들도 곧 100일 후 편안하고 익숙하게 아니 더 튼튼해진 근력을 선물받겠지?

아, 이세상에 쉬운 성공만 있으면 좋으련만 

하나같이 성공은 고통을 견뎌낸 경우만, 지겨우리만치 반복한 경우만, 그리고 여전히 지속하고 있을 때 찾아오니 어쩌면 좋은가?

원리를 알고도 하지 않는다는 건 성공하지 않겠다는 의미겠지?

이번주의 이 글이 무색해지는 다음 친구들의 몸의 변화가 궁금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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