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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디 Dec 27. 2023

정밀 진단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수소연료전지

[Startup:D] (주)에이치투시스템스 김항재 대표

자원의 지역 편재와 고갈, 탄소 배출 등의 문제로 인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라는 생존이 걸린 과제에 직면했다. 그중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는 열효율이 높고 소규모 토지에서도 발전소 건설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전 세계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 생산 기술력이 부족해 수소 시대가 열린다 해도 당분간 원료를 수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이치투시스템스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고장 진단 특허 기술’을 이전받았으며, 최근 ICT를 융복합한 진단 관제 기술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이치투시스템스의 김항재 대표를 만나 해당 기술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들어봤다. 



㈜에이치투시스템스의 주력 기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에이치투시스템스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특허기술을 이전 받은 연구소기업으로서, 신재생에너지 관리기술과 IT가 융복합된 Energy ICT 솔루션 FuelCell Dr.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FuelCell Dr.는 AI/ML 기반 수소 연료전지 자동 진단 및 모니터링, O&M 관제, 분산발전 통합 관리를 위한 종합적 솔루션을 구독형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B2B 서비스로서, FuelCell Dr. 개발을 위해 연료전지 고장진단 관련 5건의 특허기술과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클라우드 네트워킹 기술이 접목됐습니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특징과 현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날씨나 환경 같은 자연현상으로 인해 우리가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광범위하게 자리잡은 화석 에너지를 대체하려면, 생산 외에도 저장-운송-활용면에서 안정적인 밸류체인이 구축돼야 하는데 이러한 간헐성, 그리고 전기 에너지를 저장,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재생 에너지를 주력 에너지원으로 대체하기가 곤란합니다. 이러한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수소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재생 에너지에 기반한 수소 생산여건이 제한적이라 연료전지 같은 수소 활용분야나 수전해 분야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정부는 수소 연료전지를 국가 전략기술로 선정, 산업육성 및 보급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수소연료전지 진단 관제 분야의 업계 현황은 어떻습니까?   

급속한 시장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양산체제 및 품질 안정화, 부품 및 소재 고도화 등에 현재 투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기계-소재 같은 도메인에 특화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진단 관제 분야는 미처 챙기지 못하고 있어, 국내외적으로 아직 상용화를 목표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품질 안정화 및 제품 최적화를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므로 저희가 먼저 전문화된 솔루션을 개발하여 시장을 선점하고자 합니다.


수소연료전지를 면밀하게 진단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와 ㈜에이치투시스템스의 강점을 무엇인가요? 

첫째, 연료전지에는 스택과 BOP를 구성하는 수십 개의 콤포넌트(부품)가 유기적으로 연동돼 동작합니다. 따라서 특정 콤포넌트의 상태 변화는 필연적으로 다른 콤포넌트 또는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연료전지 진단은 바로 이러한 유기적 연동관계를 고려한 종합적 분석이 수반돼야 합니다. 즉 대량의 데이터와 다양한 변수에 대한 학습과 분석이 필요한 것이지요. 둘째로는, 기계식 센서의 한계입니다. 연료전지에는 약 20개에서 많게는 50개까지의 기계식 센서가 정착돼있으며, 이 센서들은 사전에 설정된 임계점을 기반으로 딱 두 가지 정보만 제공합니다. 고장과 정상. 이러한 정보만으로는 고장 징후를 조기에 진단하고 더 큰 장애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방법이 없지요. 또 센서 자체가 고장나거나 불량, 열화되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FuelCell Dr.는 연료전지 공정 데이터를 대량으로 학습하여, 운전조건에 따른 각 콤포넌트의 공정 수치를 자동으로 추산하는 예측 기반 소프트센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지난 4년간 50억 원을 넘게 투자하여 개발한 연료전지 고장진단 관련 특허기술 5건을 이전 받아 요소기술을 확보했습니다. 또 대량의 데이터 학습을 통해, 사람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변수들까지 분석에 반영하여 더 심층적이고 종합적인 진단을 수행합니다. 

FuelCell Dr.는, 기존 기계식 센서의 피드백 기반 진단체제에 소프트센서의 예측 기반 진단체제를 병합하여 이중 진단체제를 구축, 진단의 정확도와 범위를 크게 고도화하고, 센서 불량 같은 구조적 문제에도 근본적인 예방책을 제공합니다.


해당 기술이 연료전지 보급확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수소 연료전지의 경제성이나 기술적 완성도는 기존 화석 에너지나 내연기관 대비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비싼 수소 가격은 차치하고라도, 성능, 수명, 내구성, 고장률 등 여러 방면에서 아직 완성도가 부족하다 보니 발전 경제성이 더 나빠지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발전 경제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운타임 감소와 효율적 유지보수를 통한 원가 절감 방안이 요구되므로 결국 우수한 진단-관제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진단 관제 기술은 소재-부품-기계-IT까지 생태계 전 주기를 아우르는 종합적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로서,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기업이 이러한 역량을 모두 갖춘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입니다. 특히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바쁜 산업 초기 단계에서는 더더욱 꾸준히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이지요. 저희는 이러한 진단 관제 기술을 누구나 합리적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보편화 하여 국내 연료전지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자 목표하고 있습니다. 

FuelCell Dr.는 연료전지 장애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더 큰 고장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여 다운타임 감소 및 가동률 향상을 가져옵니다. 또 실제 사용량이나 운전환경에 기반한 소모품 교체관리, 클라우드를 통한 서비스 커버리지 확대, 본사- 현장간 실시간 정보공유 및 현장 업무(On-site) 최소화 같은 유지보수 효율성 제고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즉 고객사로 하여금 연료전지 품질, 가동률, 장애대응능력 향상을 통해 사업수행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해당 기술의 구체적인 특징과 장점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술적 특장점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가 앞서 설명한 소프트센싱, 두 번째가 실시간 스택 임피던스 측정, 그 다음이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세 가지 특장점 중 스택 임피던스 측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 드리고 싶네요. 스택은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으로 온도, 습도, 압력 등 적정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즉각적으로 영구적 손상을 가져오는 민감한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스택의 상태변화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EIS 분광법으로 임피던스를 측정해야 하는데, 문제는 기존 측정기술은 스택을 연료전지에서 분리하여 노이즈가 차단된 실험실 같은 환경에서 수 천만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측정장비를 사용하여 수 시간 동안 셀 단위로 일일이 측정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이미 이상이 판별된 스택의 사후 재활용을 위한 기술이지, 장애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고 예방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지요.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이 정작 연료전지 구동 중에는 진단이 불가능했다, 또 기존 진단 기술은 스택을 제외한 BOP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는 두 가지 맹점에 저희는 주목했습니다. FuelCell Dr.는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구동 중인 연료전지 스택의 임피던스를 수시로 측정할 수 있도록 개발하였고, 내년에는 측정시간 또한 10여분 내외로 단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FuelCell Dr.는 스택을 포함한 연료전지 전체 콤포넌트의 실시간 진단 및 모니터링이 가능한 유일한 서비스로 차별화된 진단 커버리지를 제공합니다. 

앞으로 사업 계획과 방향은 어떻게 전개해 나갈 예정인가요? 

FuelCell Dr.의 목표 고객 및 시장진입은 연료전지 제조업체 및 서비스 제공업체를 시작으로, 수소 발전 운영기관, 그리고 연료전지 보급을 담당하는 정책 운영기관 순서로 단계별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FuelCell Dr.의 가치제안에 대해 탑-티어 업체를 포함한 다수 연료전지 업체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므로 현재 수행중인 R&D 과제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시제품이 출시되면 연이어 시범사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연료전지 보급 확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빠른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는, CRM 분야의 SalesForce처럼, FuelCell Dr.가 연료전지 진단 관제분야의 글로벌 B2B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목표하고, 모든 R&D 및 비즈니스 모델을 글로벌 서비스에 적합하도록 방향성을 잡고 있습니다. 

이왕 해외시장이 언급된 김에 좀 더 이야기해 볼까요? 국내 연료전지 업체들도 유럽, 중동, 아시아 등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수소 생산-유통-사용이라는 밸류체인에서 수소 생산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앞으로 수소의 사용부분에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하기에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은 필연적입니다. 그런데 발전설비는 안정적 유지보수 서비스가 제품 경쟁력에 직결되므로, 설비를 수출하려면 해당 지역에 안정적인 유지보수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만 하는데 여기에는 상당한 투자 부담이 따릅니다. 인력, 기술, 보안, 서비스 품질 등 현지 조직의 역량 육성이나 인력관리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이러한 인적 기반 조직 육성에 들어가는 비용이 사업성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겠습니까? 결국 시스템의 해외 시장 진출은 효율적인 유지보수 관리 수단이 동반돼야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FuelCell Dr.를 통해 국내 연료전지 제조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고객사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어떻게 알게 되셨고, 과제를 수행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이번에 디딤돌 R&D 과제에 선정되면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스타트업은 자원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저희 같은 기술 기업은 R&D 같은 핵심 분야 외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과제 수행에 필요한 교육은 물론, 사업화 및 IR까지 종합적 멘토링을 받았으며, 센터의 많은 관계자분이 마치 자기 회사 일처럼 적극적으로 네트워킹 및 상담을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우리와 같은 기술 분야의 창업자라면 연구실에 틀어박혀 개발에만 몰두하지 말고 꼭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시야를 넓힐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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