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Krakow, Zakopane 여행과 산을 느끼는 방식의 변화
항상 우리 근처에 있으며 깨닫지 못하며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야 그곳에 진정한 “ ” 이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산“
나에게 산은 어릴 적 아버지 손에 이끌려 미쳐 그곳이 어딘지도 모르지만 가는 그런 곳이었으며
벌레와 더운 날씨를 싫어했던 나에게는 하나의 곤욕이자 결국에는 완수해야 할 미션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어린 나에게도 정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해방감은 지금의 내가 산에게서 느끼는 해방감과는 다를 수 있으나 초등학생이었던 그때가 내가 느꼈던 해방감은 어쩐지 시원 새콤한, 그렇지만 내려가는 길을 생각해야만 하는, 끝은 씁쓸한 그런 맛이었다.
이후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에 가면서 이전처럼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고 그대 그 시절의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점차 줄어들었다, 아니 줄어들었다고 말하기보다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새로운 것들을 계속 경험해야 했고 이는 내가 자의적, 타의적으로 이를 줄이도록 하였다. 더불어 더 이상 이러한 산에서 오는 해방감이 어렸을 때만큼 시원, 새콤, 씁쓸하지 않았다. 대학생으로서 느끼는 해방감이란 어린아이의 시선과 달리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느끼는 새콤한 맛, 어른이 되며 새롭게 할 수 있는 여러 것들에서 오는 시원한 맛,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곤함과 사회생활로 인해 더 이상 이전의 것들에서 느꼈던 시원, 새콤함을 다시는 느끼지 못하는 씁쓸함이 공존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러한 어린 시절의 해방감을 나의 마음 한구석에 남아 하나의 낭만, 행복, 따듯함 등 “추억”으로 남아 현재의 삶을 살아오는 데 있어 하나의 동력이자 이전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로써 작동하고 있다.
즉, 어린 나에게 산은 그곳에 ”해방감“이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 지금의 나에게는 하나의 동력 즉, “추억”으로써 마음 한구석에서 오늘날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작다고 하면 작을 수도 있으나 새콤, 시원, 씁쓸하게 나를 이끌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이번에 산으로 떠난 여행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여행을 함께 떠난 친구들 모두 어렸을 적 산에서의 추억이 있고 현재의 삶을 살아오며 어릴 적 산에서 느껴왔던 해방감을 그리워하며 마음 한구석에 남겨두고 있었다. 특히 대부분의 친구들이 집을 떠나 먼 다른 나라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던 만큼 이러한 어릴 적 추억과 이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자 하는 동력을 다시 한번 느끼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이렇게 우리는 계획을 짜고 결국에는 폴란드의 어느 한 산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