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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리 Nov 18. 2024

당신의 여성 혐오를 정당화하지 마라

4년 재학시절 중 3년 동안 시위에 나가야 했던 동덕여대생으로서

전면에 4년 재학시절 중 3년을 시위에 나가야 했던 학생임을 내세우고 소속을 밝힌 이유는, ‘공학전환 반대’라는 이슈의 핀트를 잡기 위해서다.


당신은 동덕여대생들이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1. 학교는 공학전환을 재학생 ‘몰래’, ‘독단적으로’ 진행했다.


  사건의 전말은 네이버에 동덕여대를 검색했을 때의 학사 통계에 있다. 여성 재학생이 100%로 잡혀야 학사 통계에서 남성 재학생이 0.1%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른 여대를 네이버에 검색해 학사 통계를 비교해 보면 차이를 알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학생들은 여대여야 할 동덕여대가 공학으로 표기되어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학교의 공식적인 논의는커녕 언질도 없이 여대를 공학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학생들에게 ‘들킨’ 셈이다.


  동덕여대에는 이미 외국인 남학생을 6명 입학시켜 둔 상황이며, 본래 어학당으로 넣어야 할 남학생을 당당하게 본교 재학생으로 등록시켜 두었다.


  설사 공학전환을 진행하더라도, 학교가 분명히 거쳐야 할 절차는 재학생들에게 해당 사안을 설명하고 민주적인 방법을 이용해 이를 납득시키는 것이다. 만약 해당 절차에서 과반수가 넘는 재학생들이 공학 전환에 찬성한다면, 공학 전환이 맞는 처사일 것이다. 이게 민주적이고 정상적인 일처리 방식이다.


  때문에 학생들은 공학 전환이라는 의제에 앞서 1차적으로 학교의 비민주적인 방식에 대해 규탄하고 있는 것이다.





2. 동덕여대의 ‘비민주적인 일처리 방식’의 역사는 유구하다.


  소제목으로 내건 것처럼, 동덕여대에 재학했던 4년 중 3년은 매년 학교에서 시위가 열렸다.


  첫 번째는 학교의 독단적인 학과 통폐합,

  두 번째는 재학생 교내 사망의 책임 회피,

  세 번째는 비민주적인 공학 전환이다.


  2년 전에도 학교는 재학생의 상의 없이 학과 통폐합을 진행했다. 모델과와 식품영양학과의 통합, 문예창작과와 방송연예과의 통합 등. 연관도 공통점도 없는 학과들을 마음대로 묶어 통폐합을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학생들에게 기회와 배움을 제공하는 학교의 행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수준 낮은 주장을 표명한 것이다. 학생과 학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의도에 더해, 이를 총학생회 등 재학생의 상의도 없이 진행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었다.


  1년 전에는 동덕여대 캠퍼스 내에서 재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가파른 언덕을 차도 인도 구분 없이 방치한 결과였다. 그 언덕을 오르던 재학생을 쓰레기를 싣고 후진하던 차가 그대로 들이받아 사망했다. 이후 학교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학교는 재학생의 무고한 죽음에 책임을 지라는 학생들에게 고소를 하겠다고 협박하며 쫓아냈다.


  그리고 현재, 동덕여대는 또다시 재학생들을 상대로 비민주적인 탄압을 가하려 한다. 학생을 학생으로 보지 않는 학교는 학교가 아니다. 학생을 상대로 고의적인 잘못을 반복하는 것은 탄압이다.





3. 현재 동덕여대는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타를 맞지 않았다.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에 대해 가타부타 말을 얹는 중 학령인구 감소를 근거로 드는 이들이 있다.

  물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 재정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여전히 동덕여대의 독단적인 공학 전환의 타당한 이유와 근거로써 작용할 수는 없다.

  다만 해당 학령인구 감소 ‘조차’ 동덕여대에는 해당되지 않는 사실임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학교가 재정난에 허덕여 남학생이라도 급하게 받아야 할 처지인가? 동덕여대는 전국 대학교 중 적립금 7위인 학교에 해당한다. 쌓아둔 돈이 많다는 뜻이다. 그럼 지원자 수가 모자라 폐교할 정도인가? 2025 수시입결 기준 동덕여대의 경쟁률은 평균 17.58:1로, 작년인 2024보다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그럼 이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이유’는 사라졌다.

  




4. 현재 동덕여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위는 폭력 시위가 아니다.


  ‘폭력 시위’는 학생들을 향해 협박의 무기로 쓰는 학교의 언론 플레이에 불과하다.


  재학생들이 총장과 교직원을 향해 무력을 썼는가?

  재학생들이 사람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는가?

  재학생들이, '사람'에게 폭력을 사용했는가?


  캠퍼스에서 학우를 잃었던 작년, 재학생들은 친일파 동상을 포함해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고 본관을 점거했다. 그리고 그 시위의 끝은 학생 상대로 고소를 하겠다며 협박하고 모두를 쫓아내는 학교의 승리였다. 그리고 지금도 학교는 학생들에게 '작년처럼 평화로운 시위를 하라'고 말한다.

  지금 언론에 대두되고 있는 동상과 학교 내부 사진을 안다. 물론 온건한 시위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폭력 시위 또한 아니다.

  폭력은 교수가 학교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에게 벽돌을 던지는 것이 폭력이다.

  이번 시위는 또 다시 잘못을 반복하는 학교를 상대로 학생들이 택해야 했던 필수불가결한 방법이다.


  이 정도의 시위 방법이 폭력적인가? 야만적인가?

  사람들은 으레 자신이 보고 겪은 세상이 전부인 줄 안다.

  여대 공학 전환의 최전방엔 이런 세상도 있다.

  겪어보지 않고서 타인의 투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얹는 것은 기만이다.








  학교의 지속적이고 비민주적인 탄압에 대해, 그리고 재학생들이 시위를 벌일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것 같으니 다음은 타이틀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 시위를 핑계 삼아 당신의 여혐을 정당화하지 마라.


  이건 학교를 상대로 학생의 권리를 찾고 학교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일이다.

  이 일이 왜 '남성 거부'로 이어지며, 비난조로 '여대 존속여부'를 논하며, 동덕여대생을 향한 위협과 협박으로 이어지는가?

  왜 학교에 몰려와 재학생들의 사진을 찍어가고, 페미니스트냐고 묻고, 조롱을 하는가?


  동덕여대생들이 남성 혐오를 위한 시위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본인이 뿌리 깊은 여성 혐오사상을 지니고 있다는 걸 인정하라.

  그것도 아니라면, 사건의 핀트를 못 잡는 당신의 편협한 시각을 인지하라.


  다시 말하지만 ‘학생과 학교의 일’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의 갈등’으로 이 사건을 읽는다면, 당신의 문해력과 이해력이 심히 걱정된다.

  인터넷에 댓글을 쓸 때가 아니라, 병원에 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학교 뒤에 숨어 논리적인 척, 타당한 척, 단순 여성 혐오가 아닌 척하지 말기를 바란다.

  당신은 원래 여성 혐오사상을 지니고 있었고, 때마침 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하는 사건이 터졌고, 허겁지겁 달려와 혼신을 다해 학생들을 팼을 뿐이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그러니 여성 혐오를 하면 한다고 말하면 된다.

  어쭙잖게 사회이슈 뒤에 숨어 선동과 날조를 할 게 아니라.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여대의 존속 여부는 여대생들이 결정한다.

  여학생들에게 여대가 필요하다면, 여대는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 관련사항은 학교에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학생이 관여한다.

  학교에 돈 한 푼 내지 않은 자가 학생들의 결정과 행위가 틀렸다고 말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여대생들은 페미니스트라고, 모두가 거른다고 비난하고 조롱하는 당신의 말이 뭐 얼마나 위력이 있고 파급력이 있을까.

  혐오가 전부인 당신의 좁디좁은 세상이 진심으로 안타깝다.

  이 모든 혐오가, 여대가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그리고 당신의 그 혐오와는 무관하게 우리의 목적은 단 하나다.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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