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lay Review 03 : 하나레이 베이
마츠나가 다이시 [하나레이 베이] 사운드트랙
Reelay Review 03
HANALEI BAY
하나레이 베이
릴-레이 리뷰 세 번째 영화는 하나레이 베이(Hanalei Bay)입니다.
영화 '하나레이 베이(Hanalei Bay)'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도쿄기담집]의 수록된 '하나레이 해변'이라는 단편을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에 이어 두 번째 하루키 단편 원작 영화입니다.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주인공 '사치'는 아들 '타카시'를 임신하고 꿈을 포기합니다. 남편은 마약중독으로 죽고 생계를 위해 피아노 바를 운영하며 아들을 키워나갑니다.
서핑에 빠져있던 사치의 아들 타카시는 하와이 하나레이 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던 중 상어에게 물려 한쪽 다리를 잃고 사망합니다. 이후 사치는 매년 아들의 기일 즈음 하나레이 해변에서 휴가를 보냅니다. 10년 뒤 어김없이 하나레이에서 휴가를 보내던 어느 날, 평소 친분이 있던 아들 또래의 일본인 서퍼들에게 ‘외다리 일본인 서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사치의 조용한 휴가는 아들이 떠났던 그날의 파도처럼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상실을 인지한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값진 극복.
영화에서는 사치의 피아노 연주와 카세트테이프 속 음악을 통해 작품 속 주인공의 감정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레이 베이에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도 사용되었던 [Plaisir D'Amour, 사랑의 기쁨]이 사치가 놓인 상황에 따라 피아노 연주장면을 통해 다양한 편곡으로 삽입되어 있습니다. 해당 곡은 제목과 상반되는, 변해버린 사랑과 영원한 슬픔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앞서 리뷰했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레이 베이에서도 카세트테이프가 영화의 중요한 장치로 사용됩니다. 카세트테이프는 죽은 남편의 유품이자 해변에서 목숨을 잃은 사치의 아들 타카시의 유품으로 등장합니다. 영화 후반부 사치가 멈춰버린 워크맨의 건전지를 갈고, 헤드셋을 끼고, 재생버튼을 누르기까지의 마음가짐은 상실의 인지를 통한 극복의 과정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치는 아들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들었을 음악, 경쾌하게 흐르는 Iggy Pop의 [The Passenger]와 함께 비로소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솔직하게 받아들입니다.
Hanalei Bay Cassette Tape
하나레이 베이 비공식 사운드트랙 카세트테이프
Hanalei Bay Unofficial Motion Picture Soundtrack
하나레이 베이 카세트테이프매력적인 영화나 음악을 접했을 때 그것을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팬이 되고, 최종적으로 그것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이 듭니다. 소유를 한다는 것은 물론 정당하게 값을 지불하고 다운로드를 하거나 자신만의 플레이스트를 만들어 반복재생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진짜 '가졌다'는 감정은 어떤 물질로서 그것을 소유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OTT, 스트리밍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블루레이나 DVD, 음반시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분명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레이 베이(Hanalei Bay) 사운드트랙 음반은 CD 포맷으로 일본 내 한정 발매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음반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구하기가 힘들었고, 결국 원하는 형태로 직접 만들어 소장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CD 음반을 영화에서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는 카세트테이프 형태의 음반으로 재구성하여 작업했습니다.
하나레이 베이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음반오리지널 음반은 일본에서만 발매된 음반이기 때문에 영화의 타이틀과 일부 정보들이 일본어로 표기되어 있었고, 최대한 실제 발매된 제품처럼 작업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작업은 하나레이 베이 카세트테이프 소개임과 동시에 오리지널 음반에 대한 소개가 될 수 도 있겠습니다.
[Track List]
SIDE : A
1. SE (Early Morning)
2. The Passenger
3. Plaisir d’amour “Sachi’s piano”
4. SE (At the beach)
5. Long Hot Summer Break Hanalei Bay Edit
6. Plaisir d’amour “at the bar”
7. I Got Rythym “at the bar”
SIDE : B
1. Air Wave
2. Impression 1
3. Impression 2
4. Impression 3
5. Hanalei Bay
6. SE （Hanalei Bay）
7. Plaisir d’amour “Sachi’s piano2”
8. Plaisir d’amour
하나레이 베이 사운드트랙은 오리지널트랙 9곡과 삽입곡 6곡, 총 15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Iggy Pop의 [The Passenger]는 제외하고 총 14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카세트테이프에는 영화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음악인만큼 영화의 시간 순서에 따라 2번 트랙에 배치했습니다.
삽입곡은 [The Passenger], 4개의 버전으로 수록된 [Plaisir D'Amour], [I Got Rythym]입니다.
Cassette Tape
하나레이 베이 키세트테이프카세트테이프 컬러는 하나레이 베이의 타이틀과 기존 음반에서 메인 컬러로 사용된 푸른 바다색을 사용했습니다.
J-Card
J카드 앞면 커버 이미지는 기존 음반 커버에 적용된 디자인을 세로형으로 변경하여 사용했습니다.
영화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세 명의 등장인물(사치, 타카시, 일본인 서퍼 타카하시)이 서로 다른 방향을 응시하고 있는 메인 이미지는 일본 개봉당시 메인 포스터에 사용된 이미지입니다.
하나레이 베이 일본 포스터 / 한국 포스터 디자인 비교여백을 활용한 국내 개봉 당시 포스터와 비교했을 때 일본의 포스터는 비교적 인물 중심적으로 디자인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포스터 구성만 놓고 봤을 때는 오히려 국내 포스터가 더 일본 스러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상단에는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 전하고 싶다’라는 말이 일본어로 표기되어 있고, 하단에는 삽입곡 정보와 원작 [도쿄기담집]에 대한 정보가 기입되어 있습니다.
하나레이 베이 키세트테이프
하나레이 베이 키세트테이프카세트테이프를 꺼냈을 때, 케이스 안쪽으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하나레이 해변의 이미지와 트랙 리스트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작업했습니다.
하나레이 베이 키세트테이프J카드 뒷면에 사용된 이미지는 영화 후반부에 타카시의 워크맨으로 [The Passenger]를 들으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인정하는 사치의 얼굴을 담았습니다.
영화 초반부 카세트테이프와 워크맨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낡은 물건으로 취급됩니다.
사치에게는 차마 버릴 수 없는 죽은 남편에 대한 나쁜 기억, 타카시에게는 기억조차 없는 아버지에 대한 작은 흔적이었을 이 낡은 물건이 상실의 아픔에서 극복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매체로서 존중받는 것을 보며 이번 작업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찾게 됩니다.
https://music.apple.com/kr/playlist/hanalei-bay-tape/pl.u-2aoqqvbi86J3G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