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8월 13일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을 발행하면서 국내에서 원화 커버드본드가 3년만에 발행이 재개됐다. 커버드본드는 발행기관이 기초자산집합을 투자자에게 담보로 제공하는 담보부채권의 일종이다. 우선변제권, 파산절연성, 이중상환청구권 등이 주요 특징이다.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외화 커버드본드는 발행한 반면 원화 커버드본드는 2019년 최초로 발행된 이후 계속 발행액이 줄어 2021년 이후 신규 발행은 전무했다. 발행사 입장에서 커버드본드는 은행채 조달 대비 추가적인 비용 및 절자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은행채와 커버드본드 신용등급 모두 AAA로 조달금리 측면의 장점이 부각되지도 않았다.
그런 와중에 금융당국에서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정책 모기지 공급 위주의 정책에서 민간 모기지 공급 활성화를 위해 민간 금융회사의 커버드 본드 발행 지원을 확대하기로 계획했다. 이에 지난 5월 금융당국은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기반 마련을 위한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의 자익 고정금리 모기지 공급을 위해 이에 대응하는 장기 고정금리 자금 조달 지원 방안으로 커버드본드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커버드본드 발행 구조/사진 출처:한국신용평가
이러한 상황에서 발행되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발행하는 커버드본드는 이전과 차이가 있다. 커버드본드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어 신용보강 효과가 제고되었다. 해당 커버드본드는 발행기관이 일차적인 상환의무룰 부담하고 기초자산집합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확보하는 기존 커버드본드와 동일하게 이중상환청구권을 갖고 있는 동시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추가적으로 원리금을 지급보증하고 있어 사실상 삼중상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신한은행은 이번 커버드본드 발행대금을 기초로 시중은행 최초로 10년 주기형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다고 공표했다. 이로써 국내 최초로 만기 10년 커버드본드가 발행됐다. 장기 자금 조달을 통해 은행들은 장기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취급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의 커버드본드는 프로그램설정계약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기초자산집합을 설정해 프로그램 한도 내에서 발행한다. 프로그램에 따라 발행하는 첫 번째 커버드본드이며 만기는 10년, 액면총액은 3000억원ㅇ다. 이자는 매 3개월 고정금리로 후급되며 원금은 만기일시상환된다. 신한은행은 본건 커버드본드 프로그램 한도 내에서 수회에 걸쳐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0년물 커버드본드를 매입해 이를 기초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재유동화 프로그램을 올해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10년 장기물 커버드본드 발행이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시중은행들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금공의 지급보증 프로그램을 통한 은행들조달금리를 절감하고 투자자들은 커버드본드 관련 투자 유인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주금공의 재유동화 프로그램 가동 시 발행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어 발행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커버드본드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 관계자의 많은 관심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위해 많은 제도가 마련됐으나 자체 발행 은행채와 지급보증 커버드본드 간의 스프레드가 충분하지 않다면 발행비용 등을 고려 시 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 수요가 크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