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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ynn Jul 27. 2023

10여 년의 인간관계 정화

일체유심조


* 오늘의 정화 대상 


7월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간 줄도 모르게 8월을 향하고 있다. 직장에서 근무처를 이동했고 유달리 비가 많은 올여름이라 비상소집 근무와 코로나 선별검사 업무 투입도 마지막으로 끝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10여 년을 함께 동고동락하며 서로에게 참 힘이 되어준 동료가 있다. 이 관계에 균열이 생긴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 시간 동안 계속 정화를 선택하고 '내려놓음' '다름을 인정하기' '이해하기' 등에 관련된 법륜스님의 영상도 찾아보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을 그칠(止: 사마타) 수 있게 되어 이렇게 글을 써본다. 시작은 기존 나의 업무처에 동료가 배치되면서이다. 당사자가 침묵을 고수하고 대화를 단절하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하기에 나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다.


다만 내가 해놓은 것들이 본인의 맘에 들지 않고 그것이 동료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다는 것을 추측할 따름이다. 근무환경의 변화와 함께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여기며 이해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마음에 차지 않는 부분은 편하게 서로 말해서 조율하자고 했었는데 딱 손절당하니 '이 상황이 뭔가'하는 황당함이 생겼다. 그리고 대화 시도를 거절당하자 내가 뭘 그렇게까지 잘못했나 싶은 억울함마저 들었다.


그리고 억울함은 상대를 향한 원망으로 변질되었다. 그때마다 정화를 선택하고 원망과 미움으로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순간 그것이 나를 차지하지 않도록 알아차리려고 하였다. 


관계라는 것에 메일 필요가 없다는 것, 관계나 사람이나 변하는 것이 이치라는 것, 좋은 것이 극에 달하면 나빠지는 것이 순리라는 것, 그 상대는 잘못된 것이 없다는 것 등등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말들에 수긍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이 말들에 수긍하는 것은 '관계를 개선하거나 회복하는 것이 옳다'라는 전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관계는 관계일 뿐 그것이 옳거나 그르다거나 하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일 뿐. 


지금의 소원해짐이 불편하고 껄끄럽다고 느끼는 것도 나의 기준이며,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는 강제된 노력을 잠시 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시간도 나의 삶에 필요한 시간이고 나쁘고 힘든 시간이 아닌 좋은 시간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면서 문득 모두 나의 잣대로 본 세상이었다는 것의 자각이 일어난다. 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과 만나는 사람들에 좋고 나쁨이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내가 살아있기에 체험할 수 있는 선물일 수도 있다. 


내 기준을 내려놓으면 내가 느낀 나쁜 일이 진짜 나쁜 일이 아닐 수도, 내가 일상에서 만나는 나쁘다고 여긴 사람들이 진짜 나쁜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지 않겠는가?


나는 정화하기를 선택했고 그 이후는 나의 몫이 아닌 이오의 몫인 것이다. 난 다만 일어나는 모든 생각과 감정 등을 정화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정화의 결과는 알 수 없으나 그저 가야 할 방향으로 선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믿는다. 


* 정화하기


우니히피리야~ 정화를 함께해 주어서 고마워~ 이러한 일을 경험하게 하는 내 안의 카르마를 함께 정화해 주겠니? 아우마쿠아여 이 경험의 기억을 카르마를 정화해 주세요.


창조주와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이가 하나 된 신성으로 기도합니다. 

나는 신성한 존재의 품에 들도록 영혼의 해방을 합니다.

우리는 자유로워졌습니다! 자, 이제 다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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