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도리 Nov 29. 2024

에세이 크리에이터가 됐습니다

9개월 차 브런치 작가의 회고록


여느 때와 같은 점심, 브런치에서 갑자기 알림이 왔다.


'스토리 크리에이터 선정을 축하드립니다!'

 

브런치에 접속해 보니 닉네임 아래 노란 배지가 하나 달려있다. 활동하는 데 있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지만, 브런치에서 내 글을 보고 '선정'했다고 하니 뿌듯함이 밀려온다.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50여 개의 글을 적었다. 꾸준히 기록해 온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리워드까지 받게되니 감개무량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또 예상치 못한 재밌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그때그때 머릿속에 맴도는 이야기들을 적어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기 시작했던 올해 초의 나는, 한창 퇴사를 두고 이것저것 고민과 생각이 많았다. 얼기설기 뒤엉켜 머릿속에서 도무지 정리가 되지 않던 생각들을, 답답한 마음에 노트북을 열고 되는대로 적기 시작했다.


그게 나의 첫 글쓰기였다.


두서없고 난잡한 글을 되는대로 적기 시작하니 신기하게도 생각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갔다. 제멋대로 널브러져 있던 빨랫감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가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발견한 글쓰기는 내게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이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힘들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면 늘 노트북에 뭔가를 적어내려 갔다.(tmi지만 당시 핸드폰에 혼잣말을 하는 셀프 영상도 남겼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지금도 가끔 본다..)


기록을 하다 보니 좀 더 공개적인 곳에서 글을 써보고 싶었다. 그렇게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고, 한 번의 서류 탈락으로 재수에 도전, 올해 2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2달 후 퇴사를 했다. 브런치에는 내 삶의 중요한 변곡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좀 더 솔직한 감정이나 생각들은 일기에 따로 기록하지만, 중요한 사건이나 생각들은 꼭 브런치에 남기려고 노력했다.


브런치를 해오며 느끼는 점은 여기에 남기는 글들은 나를 돌아보는 일기장이자,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에세이로서 좋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브런치를 좋아하는 이유이자, 계속해서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글을 써오며 나도 누군가로부터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 응원의 댓글과 후원, 그리고 구독해 주시는 분들까지, 글을 통해 누군가와 공감하고 교류하고, 때로는 서로 응원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 즐거웠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 글쓰기가 함께였기에, 올해는 나에게 더 깊이 있게 기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크리에이터 선정이 알고리즘 노출과 연관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글 조회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글이 닿는 만큼, 의미 있는 기록들을 통해 함께 공감하고 교류하고 싶다.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나의 글이 누군가의 기록 욕구를 자극하는, 연결되는 글이 되면 좋겠다.


글쓰기는 내가 올해 들인 가장 값진 취미이자 일상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