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에 계시는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이다.
"교감 선생님이 계실 때라서 참 다행입니다"
의무 중에 반드시 연결되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의 안전과 질서 및 생명을 책임지는 공직자는 연결되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방기관 군인, 경찰, 소방, 병원, 고위공직자, 장관, 대통령 등이다. 휴가 중에도 재난 상황에서는 곧바로 복귀해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책임 있게 감당해야 한다. 현장에 멀리 떠나 있을 때에라도 속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국가가 부여한 역할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들을 믿고 자신의 일들을 한다.
학교는 어떨까?
학교 구성원 중에 교감의 역할을 이야기하자면 참 많다. 각종 위원회를 이끌어 가야 할 뿐만 아니라 교육 활동 지원, 학교 업무 지원, 교육 행정, 민원 대응,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 보결 수업 등 학교 안팎에서 생기는 빈틈을 메워 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나는 수많은 역할을 한 마디로 '연결'이라고 부르고 싶다.
교직원들이 언제라도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연결, 물리적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더라도 항상 연결될 수 있다는 안정감,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연결은 공동체를 조금이나마 안정화시키는데 일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무척 서툴다. 수많은 매뉴얼과 규정, 규칙들을 세세히 다 알 수 없다. 사안 사고가 발생하면 일단 관련 당사자들의 안전과 피해 회복을 위해 조정하고 보고하며 수습을 한다. 그다음 실무적인 일들은 관련 교직원들에게 협조를 구한다. 완벽할 수 없다. 사안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실수도 하고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기도 한다. 다만 교감의 중심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내가 한 일에 대해 칭찬을 받거나 인정받으려는 마음을 비운다. 내가 이러저러한 일들을 지원했으니 나를 인정해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실망이 더 커진다. 교직원들은 당연히 그 일을 하라고 교감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착각에 빠져 혼자 가슴앓이 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마음을 다독여준다.
"창수야, 너 오늘 참 잘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했다. 열심히 했는데 빈틈을 채워 보여고 노력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마. 그 외의 것은 너의 능력 밖의 것들이야. 오늘 저녁은 머릿속에 있는 일들을 잠시 비우고 편히 잠들어. 수고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