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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환 Nov 21. 2023

모나코걸프

기름은 소중하다.

아니, ‘기름이 소중하지 않았던 때는 없었다.’가 더 적절할 듯하다.

원유는 필수적인 공업 원료이자 전 세계를 주무르는 권력인데, 1백 년 전에도 원유의 드높은 권위는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새기 초 아메리카 원주민 오세이지족이 정착한 오클라호마 주에서 석유가 발견되며 돌연 그들은 부자가 되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백인 세력들이 부족민들을 여럿 살해하는데, 이 비극은 ‘오세이지족 연쇄살인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석유 시추에서 비롯한 다툼이자 패권국의 성장기 속 어두운 학살의 역사. 할리우드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 #플라워킬링문 의 배경이라고.

발전의 연속이자 격동의 변화. 석유는 그 중심에 있었다.

1920년대 아메리카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단어는 ‘광란‘. 미국이 태동 이후 맞은 첫 전성기는 위대했고, 달콤했다.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높아졌고, 도시는 커져갔으며 기업들은 돈을 쓸어담았다.


#걸프 는 20세기 초부터 성장한 글로벌 정유사. #걸프레이싱 을 통해 모터스포츠를 후원한다. 세계 최초로 해저 석유 시추권을 확보한 기업이고, 1980년대 거대 기업 쉐브론에 합병된다.

우리나라와의 인연도 깊은데, 정부와 걸프가 손잡고 탄생한 기업이 대한석유공사. 현 sk이노베이션의 모태라고.

스티브 맥퀸의 수트 ‘좌 호이어 우 걸프’에 주목. <르 망>에서 걸프의 상징 블루와 오렌지 컬러로 뒤덮인 포르쉐 917k에 모나코를 차고 등장한 그의 모습은 많은 수컷들의 심장을 울렸다.

스티브 맥퀸, 모나코, 그리고 걸프의 트리오를 한 몸에 담은 시계는 2022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아이코닉 워치’ 부문 수상작인 #태그호이어모나코걸프.

걸프의 시그너처인 블루와 오렌지 조합은 모터 스포츠 좀 아는 이에겐 묵직한 울림을, 모르는 이에겐 완벽한 색 배치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모르고 봐도 예쁜데, 알고 보면 감탄 나오는 조합.

태그호이어는 ‘문화’라는 단어에 속하는 여러 개념을 총망라하는 워치 메이커. 범용 무브먼트 하나만 보고 꾸짖는 비약은 도대체 언제쯤 끝낼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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