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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환 Dec 22. 2023

덩치 큰 suv와 카니발이 능사는 아니다.

BMW 액티브 투어러

‘자동차가 다양해지는 건 우리 삶이 다채로워진 결과구나’

라고 생각하며 찍은 액티브 투어러.

자동차 장르의 극화가 만연한 우리나라에서 액티브 투어러를 선택했다는 건 나만의 굳건한 취향과 철학을 가슴 속에 품고 살아간다는 증거다.



자동차 제조사마다 MPV(Multi-Purpose Vehicle)를 만들어내는 방식 역시 다양한데, BMW가 제안하는 방식은 액티브 투어러.

땅에 찰싹 붙는 스포츠성 농후한 세단 감각은 ’멀티퍼퍼스‘와는 거리가 머니 피했다. 착좌 공간은 생각도 않고서 굳이 많은 시트를 욱여넣고,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이게 화물용 밴과 뭐가 다른가 싶은 섀시보다는 민첩한 움직임을 생각했다. 아담한 크기와 스티어링 휠의 조향이 재빠른 전륜구동 방식에 맞게 2시리즈로 분류했다. 완벽하다.


물 건너온 서구의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눈 뒤집고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걸 우린 사대주의라 배웠다.

울퉁불퉁 오프로드를 비집고 나가는 SUV나 적재성과 승차감을 맞바꾼 밴보다는, 적당히 고급스럽고 좁은 골목길에서도 우세한 이 유러피언 방식에서 ’합리‘ 말고 뭘 찾아볼 수 있겠는가.

2시리즈에 대고 ‘돈 없는데 수입차 타는 허세쟁이’라 삿대질 하는 모습은 무식의 소치다. 합리적인 방식을 좇는 모습은 허세나 사대주의 따위가 감히 몸을 밀어넣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미니 에 사용한 UKL 플랫폼과 토요타 기술력의 아이신 변속기가 만들어내는 액티브 투어러만의 감각이 궁금하다. 후륜구동 기반 CLAR 플랫폼과는 또 다를 텐데, 그래서 더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선 반응이 싸늘한데, 본고장에선 그 판매량이 5시리즈와 맞먹는단다. 무조건적인 사대주의만큼 해로운 게 근시안이다. 카니발 하나가 의전, 화물, 레저, 택시까지 장악하는 행태가 그리 달갑진 않은 요즘 마주친 액티브 투어러라 더 반가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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