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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캐슬 Sep 07. 2024

연명 치료

  

의식은 언저리에 머물다

오한이 들면

문득 

꿈에서 깨어나 거울 앞에 앉곤 한다  

   

눈은 눈발 속에서 머물지만

한밤중은 유난히 늦은 밤을 헤맨다

심연 속에서 잡아당기는 것이 있어

발은 닿지 않고 마음만 분주하다     


틈을 상상하는 묵숨에 굶주려

래 자리로 돌아가려는 눈꺼풀이 자꾸만 어긋난다

시선은 마음이 편해지는 각도를 유지해야

삶의 알리바이가 성립하는 것     

오해가 이해를 향한 수렴 곡선에서 널브러져

더는 미동도 하지 않을 때

녹슨 손등 주름은 아무리 잡아당겨도

곡선은 펴지지 않고 용수철처럼 움츠리기만 한다     

생명 약속은 밤을 기다려야 하는 것

집착執著이 애착愛著과 뿌리가 같다는 이유로

표피보다 안쪽이 먼저 말라가고

삶과 죽음 성격 차이는 산정할 수 없이 바특하다     

겨드랑이 날개는 추락을 연습하듯

삶은 죽음을 준비하는 일

죽음은 삶 건너편이 아니라

삶의 한 틈인 것     


흐르는 바람은 허공을 탓하지 않는다는 진리

다만,

지문 사이로 흘러넘친 여생餘生을 닦아내며

어깨에 내려앉은 멍에를 툭툭 벗어 던지듯

몇 장 남은 세월의 마음을 다림질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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