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다른 감각이 좋은 재료와 만나면
지금 가장 핫한 고깃집 중 하나인 “산청 숯불가든”에 다녀왔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일주일 간격으로 을지로점과 마곡점을 모두 다녀왔네요. ^^;
개성 있는 가게들이 모여있는 ”힙지로“, 을지로 3가 역 근처
작은 골목에 들어가 막다른 곳에 이르면
압도적인 외형의 아궁이(화로)와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보입니다.
”나 오늘 이런 곳에서 고기 먹는 건가!! “
입장 전부터 기대감 1,000%!!
6시 반 도착인데 대기팀은 이미 149팀입니다…….. 49팀도 어마어마한테 100이 더 있네요….
미리 예약해 둔 덕분에 줄은 서지 않고 입장했습니다. (지금은 테이블링으로 원격 줄 서기도 가능합니다.)
산청 숯불가든은 몽탄을 기획한 F&B 기획자이자, 카린지/고도식 등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정동우 대표와
교대 이층집, 세광 양대창을 운영하는 세광그린푸드의 합작 브랜드입니다.
고기의 대가들답게 최상급의 ”지리산 흑돼지“를 사용하고,
특유의 쫄깃한 육질과 묵직한 육향을 느낄 수 있도록 목삼/삼겹살 부위를
두툼하게 썰어 제공합니다.
신선한 쪽파 (진짜 진짜 신선한 초록색),
우렁을 넣어 끓여 먹는 소스,
뽕잎 소금과 명란젓이 함께 제공되어 맛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먹는 즐거움도 더해줍니다.
세광그린푸드의 특기를 살려 에이징 한 인테리어로 채워 넣은 공간은
전통 재래시장, 노포의 무드를 살려주어 술과 함께 즐기는 고깃집의
분위기를 돋궈줍니다.
솔송주, 담주, 매실주로 구성한 캐주얼한 전통주 리스트는 정말 알잘딱깔센이고,
과한 단맛이 없는 담주 베이스의 산청 하이볼도 지리산 흑돼지의 깊은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최고의 페어링입니다.
한국인의 영원한 고깃집 후식 볶음밥,
매콤하게 무쳐 낸 육회,
즉석으로 무쳐주는 고추장 양념구이는 친숙한 메뉴지만
메뉴 프레젠테이션과 제공 방식의 디테일을 달리해 특별함을 더합니다.
몇 년 동안 행진 같은 냉삼집, 꿉당 같은 고깃집 브랜드들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런 브랜드들이 대부분 기존의 삼겹살집의 무드를 뒤엎는 세련된 반전을 차별점으로 둔 반면,
산청 숯불가든은 전통적인 것을 더 전통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으로 콘셉트의 새로움을 줍니다.
어느 한 트렌드가 유행하면 순식간에 팔로워들이 생겨나 짧은 기간에 새로움이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산청 숯불가든은 좋은 원료와 정말 한 끗 다른 디테일로 한국식 고기구이를
완성도 있게 구현한 브랜드입니다. 카피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줄 서기를 각오해야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트렌드를 좇기보다 남다른 콘셉트를 고민하고 있는 기획자라면 꼭 한 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물론, 메뉴들도 너무나 다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