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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 Jun 28. 2023

특수교육과를 선택한 계기

단 한번도 교사를 꿈꾸지 않은 아이


고3, 하고 싶은 것이 없어 대학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어쩌다 특수교사가 되었을까. 어쩌다 특수교육과를 선택했을까.


고등학교 시절, 같이 하교하던 친구를 따라 뭣도 모르고 관악부에 들어가게 되었다.

1학년 때는 알토색소폰을 하다 교정을 하면서 타악기로 옮겨가 팀파니를 담당했는데 악기를 다룬다는 것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연습은 힘들지만 합주하며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꼈고 무대에 오를 때면 뿌듯함이 충만해지며 그야말로 예술적 감성이 최대치로 차오르던 시기였다.  


한 해에도 몇 번씩 공연을 하던 어느 날, 특수학교로 연주회를 나갔다.

1시간 가량의 연주회는 생각 이상으로 즐거웠는데 특히 즐기는 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왜 저렇게 반응하지?

   왜 저렇게 즐거워하지?

   왜 저렇게 해맑지?

   왜 저렇게 우리를 좋아해주지?


수많은 의문은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장애와 관련된 직업과 학과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특수교육과.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지만 장애학생들과 가까이 교류할 수 있어보였다.

난 또 즐거울 수 있겠지. 특수교육과에 가 보자.


대학교 1학년,

교육에 대해서도 장애에 대해서도 무지한 신입생들을 향한 교육학 교수님의 한 말씀.


   너희의 관심이 "특수"교육 인지, 특수"교육" 인지 구분을 해보거라.


나는 "특수"였다.

아이들의 예상치 못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너무 재밌었지만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0에 가까웠다.


교사가 된 지금은 "특수"와 "교육"의 간극을 조금씩 메워 가는 것 같다.

교육의 의미를 하나씩 일깨워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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