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의 무게
소중한 생명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기쁨과 고민 그리고 책임감이 뒤섞여 날 숨 막히게 만들었다.
길을 걷다 펫샵을 지나가게 되었다. 펫샵 구석에 분양되어지고 있는 다른 아기강아지들에 비해 크고 힘없이 축처져있는 6개월 갈색 말티푸를 발견했다. 좁은 분양장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며 갇혀 지냈을꺼라, 분양이 되지 못한다면 이 아이는 어디로 다시 팔려갈까 생각하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분양을 진행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처음엔 아무 대책없이 데려온것같다.
그게 ‘버터’와의 첫 만남이다.
버터와의 첫 만남은 그의 6개월이라는 나이에 비해 무겁게 다가왔다. 그저 강아지가 아닌, 소중한 생명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기쁨과 고민 그리고 책임감이 뒤섞여 날 숨 막히게 만들었다.
처음 버터를 맞이했을 때 버터의 눈에 보이는 세상이 어떨지 상상해 봤다. 버터의 세상이 처음으로 확장되는 순간, 그리고 버터가 우리 가족에게 익숙해지는 순간. 그런 모든 순간이 그에게는 처음이고, 또한 그런 모든 순간이 나에게도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나의 책임감은 강해졌다. 이제 나는 버터의 삶을 지키고, 행복을 주어야 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 책임감은 때로는 무겁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그것은 나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이제 버터와 함께한 지 10개월이 지났고, 6개월 아기강아지가 지금까지 성장한 만큼 나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버터와 함께 웃고, 때론 힘들게 지내면서 조금이나마 성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해 버터에게 감사하다.
버터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단순히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품은 책임감과 그에 따른 변화이다. 버터와 함께한 시간이 나에게 선사한 가장 큰 깨달음은, 먼 미래에 나의 아기를 가진다면 얼마나 비교도 안될만큼 많은 책임감이 필요할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새로운 삶이 시작될 때 필요한 준비와 마음가짐에 대한 깊은 이해를 선사하였다고나 할까.
정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