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학부모들의 최고관심사는 학교급식
지금은 질타보가 응원이 필요할 때~~
안녕하세요~
영양교사 정쌤입니다.
유난히 바쁘고, 사건사고가 많았던 방학이 지나고, 또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새 학기의 시작은 모든 학교 교직원들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어떤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게 될지, 어떤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 반 두려움 반~
드디어 새 학기가 시작됐고,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모든 관심이 쏠려있죠...
특히 1학년 입학이라면 더더욱~
그중 가장 최고의 관심사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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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급식"이랍니다...
하교 후 집에 온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밥 잘 먹었어? 맛있었어?" 라는군요...ㅜㅜ
아이도 수업이나 선생님 얘기보다
"급식이 맛있었어", "맛없었어", 줄이 길어서 늦게 먹었어" "시간이 없어서 못 먹었어!"
등 급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한답니다...
급식이 맛없고, 못 먹었다는 말을 들으면 엄마들이 얼마나 속상하실까요?
아이가 급식에 불만을 보이면 학보모님들은 온 신경이 학교급식으로 향하고,
민원거리를 찾는답니다...ㅜㅜ
저도 마찬가지로 제 아이 급식에 관심이 가고 밥을 못 먹었다면 속상해하는 학부모입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새 학기 신입생들은 학교마다 다른 급식시스템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아직 서툴러서 줄을 서서 급식을 받는 시간도 더 많이 소요됩니다.
50분에서 1시간이라는 점심시간 동안 수백 명이 식사를 받아서 다 먹어야 하는데,
배식을 받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순서가 있어서 뒤로 갈수록 식사시간이 부족합니다.
마지막 반은 종이 칠 때까지 다 못 먹는 경우도 있답니다...
식사 후 양치할 시간도 없어요...ㅜㅜ
이럴 땐 시간이 약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차츰 적응하고, 속도도 빨라진답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답니다.
급식실도 3월이 되면 엄청난 변화를 맞이합니다.
영양교사와 조리실무사님들의 인사이동으로 적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당연히 손 발이 안 맞고, 실수를 하게 됩니다.
같이 십 년 이상 살고 있는 배우자도 안 맞는데, 처음부터 어떻게 완벽한 조화를 이루겠어요...
그나마 필요한 조리실무사님이 다 계신 곳은 다행이랍니다.
인력난에 필요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근무하기도 하고,
1일 파출부가 오기도 합니다.ㅜㅜ
갑자기 조리원이 아프거나 경조사가 생기면 멘붕이 온답니다.
조리실무사님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경력자는 찾아보기 힘들고,
새로 들어온 조리실무사님 교육을 하면서 급식을 운영해야 한답니다.
조금만 신경을 못쓰면 여기저기서 실수ㅜㅜ
대량조리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조리실무사님들은 모든 게 힘들답니다...
며칠 일하면 온몸이 아파서 파스를 붙이게 되고, 퇴근 후 한의원에서 침 맞고,
물리치료받으시면서 책임감으로 버틴답니다... ㅜㅜ
이렇게 힘들게 일하시는데, 학기 초부터 "급식이 맛없다, 줄이 길어 밥을 못 먹었다."는
민원전화를 받으면 더 기운이 빠집니다...
지금은 질타보다 응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응원의 한마디로 우리는 일할 힘을 얻는답니다.
많이 응원해 주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려주세요~
저와 조리원들 모두 엄마의 마음으로 일합니다.
내 아이가 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위생적으로 맛있게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답니다.
급식이 궁급하시면 급식 모니터링 모집 때 신청하셔서 직접 와서 보시고, 맛도 보고
확인해 주세요~
그러면 집보다 얼마나 깨끗하고, 좋은 식재료로 건강과 위생을 신경 쓰면서
급식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실 거예요...
배식도 해보시면 진짜 힘든 일이라는 걸 직접 체험해 보실 수 있답니다.
급식실은 언제든지 열려 있어요~
전화 속에 숨어서 소문으로 말하지 말고, 직접 방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럼 분명 믿음이 가실 거예요...
이상하게 민원 넣으시는 학부모님들은 직접 와서 보시라고 부탁드리면
안 오시더라고요...ㅜㅜ
급식에 관심 많은 전국의 모든 학부모님들~~
믿고 기다려 주실 거죠?
저희도 어머님들의 한마디에 감동받고, 상처받는 똑같은 사람입니다.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이웃이랍니다. 우리 서로 응원하면서 좋은 관계 만들어요~~
부탁드려요~~^^
-개학 후 정신없는 어느 영양교사의 넋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