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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추 Aug 29. 2023

모두가 거지인 세상이라고?

가족합작 독서노트 3

엄마가 책을 빌려오고, 첫째가 글을 쓰고, 둘째가 그림을 그리고, 아빠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합니다.”


책제목 우리 동네 경제 한 바퀴

지은이 이고르 마르티나슈

출판사 책속물고기


줄거리

주인공 나디아의 엄마는 창업을 준비 중이다. 엄마와 함께 은행에 간 나디아는 프레드세수 아주머니를 만나 경제 이야기를 듣는다. 아주머니는 돈의 의미와 필요성, 경제의 의미에 대해 말해주었다. 경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하며 사고파는 것들을 만들고, 바꾸고 쓰고, 나누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은행에서 나와 동네 시장으로 간 나디아 가족은 조엘 아저씨를 만난다. 조엘 아저씨는 시장의 의미와 물건의 유통 과정, 수요와 공급에 대해 설명해 준다. 점심시간이 되어 나디아 가족은 단골 식당에 간다. 팡 아저씨가 운영하는 ‘만리장성’이다. 그곳에서 팡 아저씨에게 사회적 기업과 공정 무역, 협동조합에 관한 설명을 듣는다.


감상문

아빠가 이번에 이 책으로 독서노트를 만들자고 했을 때 저번에 주식에 관한 책 감상문을 써서 다시 경제에 관한 책으로 감상문을 쓰기 싫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사회 시간에 배운 내용도 나오고, 내가 알아야 하는 경제 이야기와 핵심 단어도 소개해 주어서 감상문을 쓸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돈 자체가 없으면 좋을 것 같았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싸움과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고, 예전처럼 그냥 물물교환을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었다. 그러나 책에서 돈은 ‘필요한 물건을 살 때 그 값만큼 지불하는 수단’이라고 했다. 나는 돈 때문에 싸우거나 괴로워하는 사람들 얘기를 많이 들어서 돈의 역할과 돈이 왜 있어야 하는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돈의 장점은 생각해보지 않고 돈은 사회 속 갈등의 원인이고, 자본주의는 나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돈 덕분에 내가 편리하게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돈은 물건의 가치를 나타내주고, 부나 재산을 편리하게 저장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돈으로 물건을 쉽게 교환할 수도 있다. 돈의 장점에 대해 생각해 보니 돈은 이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었다.


물론 가진 재산의 크기로 차별하거나 계급이 정해져서는 안 된다. 너무 돈에 집착하거나 의존해서도 안 된다. 특히 돈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돈 때문에 무시당해서, 살기 위해서 등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어쨌거나 이 문제의 가장 큰 이유는 재산의 크기로 차별하는 것 때문이다.


우리는 왜 부자를 존경하고 부자가 되고 싶어 할까? 돈이 많으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하지만 세상에 돈의 양은 정해져 있고, 돈은 돌고 도는 것이라서 내가 부자가 되면 누군가는 거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는 부자이고 누군가는 거지인 것보다, 그냥 모두가 거지인 세상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돈이 결정하는 게 아닌데. 난 모두가 행복은 돈이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행복은 일산의 즐거움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금수저, 흙수저 같은 말도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모님이 가진 재산의 크기로 사람을 나누는 것이 이상해 보인다. 자낳괴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을 웃기려고 쓰는 단어지만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니… 사회의 문제점을 저격하고 있는 단어로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왜 재미있어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걸까? 나도 몇 번 쓴 적이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전혀 재미있지 않다. 이런 단어를 사용해서 사람들을 웃기는 것은 이상하다. 그러니까 나부터 쓰지 말고 친구들에게도 쓰지 말라고 말해주면 언젠가 저런 단어들을 그만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아빠의 이야기

감상문을 읽고 아빠는 조금 놀랐어. 어릴 때부터 돈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돈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거든. 어쩌면 아직 경제 지식이 부족해서 돈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도 선정했던 것인데, 이미 돈에 대한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구나.


그래, 가진 재산의 크기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계급이 정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백번 옳은 말이야.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공공연하게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어떤 아파트에 사는지, 어떤 자동차를 타는지,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쓰는지에 따라 사람을 나누고 다르게 대해. 쓰지 말자고 한 금수저나 흙수저 같은 신조어가 말해주듯이 부모의 재산 정도에 따라 양육이나 교육환경 등에서 큰 차이가 벌어지고 부의 대물림이 이루어지기도 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거나 모두가 거지인 세상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건 조금 지나친 것 같아.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는 시장 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사유 재산을 인정해. 그래서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생기고 그 경제적인 차이를 빈부 격차라고 하지. 이 책에서도 알려주듯이 빈부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나라들이 소득 재분배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는 사회 보장 제도들이 바로 그것이지. 물론 우리나라의 사회 보장 제도는 빈곤층과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을 지원하는 수준에도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야.


지난번에 아빠가 말한 독일의 탈원전 정책처럼 어떤 정책에도 반대 의견이 있고 문제점이 발생해. 그렇다고 해서 정책 자체를 폐기하기보다는 소비자에게 에너지 사용 선택권을 주고, 친환경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해.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여러 방면으로 시도되고 있어. 이 책에서 언급한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공유 경제도 그런 노력의 결과물들이지. 인터넷 검색이나 다른 책들을 통해 조금 더 알아보고 더 깊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구나.


또 한 가지 이 책에서 알려주는 중요한 내용인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고용주든 노동자든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지만 고용주로부터 돈을 받는 노동자는 아무래도 힘이 약할 수밖에 없지. 그래서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회사에 근무 환경과 임금 조건 등을 더 좋게 고치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어. 그리고 회사와 타협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정 기간 일을 하지 않는 파업을 할 권리도 있어. 우리가 가끔 길거리에서 보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시위는 나쁜 행동이 아니라 법에 보장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거야.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자세히 얘기해 주는 책이 많으니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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