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책을 빌려오고, 첫째가 글을 쓰고, 둘째가 그림을 그리고, 아빠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합니다.”
책제목 선생님, 인류세가 뭐예요?
지은이 박병상
출판사 철수와영희
줄거리
인류세는 명명을 논의 중인 새로운 지질 시대의 이름이다. 우리가 현재 딛고 있는 지층의 이름은 홀로세이지만, 인류에 의해 지구가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에 학자들은 홀로세와 구별되는 새로운 지질 시대의 명칭인 인류세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류세의 징후로는 화석연료, 기상이변, 플라스틱, 초미세먼지, 핵 발전소, 콘크리트 문제 등이 있다.
지구 역사에서는 총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는데, 학자들은 곧 ‘여섯 번째 대멸종’이 닥칠 것이라 경고한다. 그러니 대멸종을 막기 위해 우리 어린이가 어른들의 욕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며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구를 살리자고 말하고 있다.
감상문
제목을 보니 처음 듣는 단어인 인류세가 궁금해졌다. 그런데 읽어보니 인류세에 관한 얘기보다는 환경 얘기가 많아서 좀 당황했다. 아빠가 제목만 보면 인류세를 설명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말해주셨다. 사실 책을 다 읽었는데도 인류세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이 내게 다시 한번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정말 많은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고 어려웠던 부분은 원자력 발전소에 관한 내용이었다. 5학년 때 ‘원자력 발전소는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찬반토론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반대하는 역할이었다. 선생님이 정해주신 역할이 아니더라도 난 진짜 반대하는 쪽이었다. 그때는 원자력 발전소란 말도 선생님께 처음 들었을 때지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을 때의 위험성 때문에 반대를 선택했다.
물론 토론을 잘 하진 못했다.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아는 게 없었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다시 토론을 하더라도 나는 반대를 선택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더 확신이 생겼다.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더 만드는 것은 그만둬야 하고, 앞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기억에 남는 부분은 우리가 지금 잠깐의 더위 때문에 에어컨을 켜고 있지만, 지구는 그만큼 더 더워진다는 내용이다. 당연한 말인데 잊고 있었다, 내가 지금 켜는 에어컨, 전등, TV는 모두 전기를 소비해야 가능한 일인데,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계속 잊어버리고 산다.
충격적인 환경오염 동영상을 보고 오늘부터 땅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겠다고 다짐해도, 몇 주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음료를 남기고, 또 버린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 어쩔 수 없지만 환경에 대한 것만은 꾸준히 실천하며 기억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의미 있고 멋진 삶을 살려면 일단 살아있어야 하는데, 환경 문제는 우리의 목숨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니까. 이렇게까지 말한 나 역시 앞으로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불편은 참고 견디면 익숙해질 수 있어요.”라는 문장이 있다. 이젠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실천해야 한다.
아빠의 이야기
아빠도 인류세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단다. 지구에는 인간 말고도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지. 2018년에 발표된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물 총량 5,500억 톤 가운데 인간 76억 명이 6,000만 톤을 차지한다고 해. 이처럼 전체 생물 가운데 고작 0.01%를 차지하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면서 많은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어.
요즘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지? 세계 곳곳에서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는 등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지구라고 해. 그 영향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빙하가 녹은 물이 마을을 덮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플라스틱을 만들어 쓰고 자동차와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동안 지구환경은 점점 파괴되었고, 이제 인간은 이상기후로 인한 각종 재해에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가 되었지. 학자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 시대의 이름을 인류세로 바꾸려고 하는 데는 지구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이 책은 환경과 관련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아빠도 원자력 발전소가 생각해 볼 만한 이야깃거리라는 생각이 들었어. 참, 책에서 알려준 것처럼 우리도 원자력 발전소 대신에 핵 발전소라고 하자. 최근에 일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라는 뉴스도 자주 등장하지? 2011년 지진과 해일로 일본 후쿠시마에 있는 핵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어. 그 사고로 인해 방사능에 오염된 물을 바다에 흘려보내겠다는 거야. 물론 일본에서는 오염수를 희석해서 조금씩 버리기 때문에 바다환경이나 사람에 전혀 해롭지 않다고 하지만, 일본과 이웃한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오염수 방류에 대해 걱정하고 있어.
핵 발전소는 경제성이 높다는 이유로 많은 나라에서 주요한 발전수단으로 쓰이고 있어. 석유, 석탄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에 비해 돈을 적게 들이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거지. 하지만 핵 발전소를 짓는 데 드는 비용,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 방사능에 오염된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어. 책에서 알려주듯이 터빈을 돌린 수증기를 식힌 후 배출되는 뜨거운 물이 바다환경을 파괴하기도 해. 무엇보다도 후쿠시마 핵 발전소의 경우처럼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큰 피해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지.
독일에서는 핵 발전소를 사용하지 않는 ‘탈원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서 올해 4월 15일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핵 발전소 세 곳의 가동을 중지했어. 물론 독일 내에서도 에너지 부족이나 비용 증가를 이유로 이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고, 핵 발전소 대신에 화력 발전소의 가동이 늘어 오히려 환경파괴가 늘어난다는 비판도 있어. 하지만 핵 발전소 가동으로 인한 대형 사고의 위험성을 미래 세대에 넘겨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사실 아빠는 환경 문제에 둔감한 세대라고 할 수 있어. 아빠가 너희들만 했을 때는 지금보다 환경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고 ‘환경’보다 ‘개발’을 우선하는 시대였으니까. 머리로는 환경 파괴의 심각성과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잘 몰라. 요즘은 학교에서 환경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생활 습관도 많이 배우는 것으로 알고 있어.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실천하겠다는 결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너희들의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생활 습관을 보고 아빠도 따라 하도록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