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추 Sep 27. 2023

고정관념이 없어야 차별도 없다

가족합작 독서노트 7

엄마가 책을 빌려오고, 첫째가 글을 쓰고, 둘째가 그림을 그리고, 아빠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합니다.”


책제목 고정관념은 왜 생기나요?

지은이 타니아 로이드 치

출판사 라임


줄거리

고정관념은 보거나 들은 정보를 각자 개인의 머릿속의 이미지에 맞춰서 바꾸는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한 연습에는 첫째, 자신이 언제 고정관념에 찬 행동을 하는지 깨닫는다. 또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파악하고 다음에는 더 나은 방식으로 행동하려고 한다.


둘째는 ‘고정관념 뒤집기’이다. 예를 들어 머릿속에 성공한 장애인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그 사람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다. 셋째, 사람을 집단으로 구분하지 않고 각자를 고유한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넷째,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자신과 성향이나 취향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다. 이렇게 고정관념을 고치려는 노력과 연습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감상문

우리가 편견을 가지는 이유는 각자 머릿속의 믿음이 사고를 한쪽으로 쏠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 고정관념이 생기는 이유는? 우리가 이야기나 정보를 들을 때 그 정보를 각자 머릿속의 이미지에 맞춰서 바꾸기 때문이다. 나도 편견과 고정관념의 정확한 차이를 몰랐는데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었다.


책 내용에 따르면 우리는 아주 작은 공통점만 있어도 누군가를 편애하고, 아주 작은 차이점만 있어도 누군가를 싫어하고 꺼린다고 했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부분 때문에 우리와 타인을 하나의 카테고리에 뭉뚱그려 넣는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최고’는 우리가 어쩌다 들어가게 된 카테고리다."


인종차별, 성차별, 나이차별, 장애차별 등 다양한 차별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가 타인과 다른 건 물론이고 우리의 집단이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겸손한 사람이라도 그 안의 본성에는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이 박혀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인간은 참 이기적인 생명체인 것 같다.


또 책의 내용에 따르면 아기한테도 편견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유아기 시절부터 쭉 받아들여 온 것에 대해서 커가면서 고정관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중에서 어떤 것은 너무 깊게 뿌리내린 나머지 그런 고정관념이 우리 안에 존재하는지조차 깨닫지 못한 채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러므로 사실상 고정관념이 없는 사람은 없고, 우리의 머릿속에서 고정관념을 지워버리는 것도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영원히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걸까?


나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차분하고 섬세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내가 그런 고정관념을 가졌던 이유는, 내가 지켜봤을 때 남자애들은 여자애들에 비해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그런 고정관념을 가졌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선생님들조차 “역시 여자들이 만들기를 잘하네.”라고 말씀하셨으니까. 그리고 이런 말들은 여전히 계속 들린다.


하지만 난 이제 그런 고정관념을 버렸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만들기를 꼼꼼히 잘하는 남자아이도 있었고 산만해서 만들기를 대충대충 끝내고 노는 여자아이도 있었다. 고정관념은 내 주변으로부터 받아들인 것이었지만, 고정관념이 깨진 이유 또한 내 주변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난 고정관념에 관한 책을 읽기 전까지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정말 고정관념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기고 사라지는 것인가 보다. 지금 내가 가진 여러 가지 고정관념들은 커가면서 자연스레 사라지겠지. 하지만 또 다른 고정관념들도 스멀스멀 내 뇌 속에 들어와 박힐 것이다. 아무래도 이런 고정관념들을 없애는 건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아빠의 이야기

아빠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고정관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어. 고정관념은 왜 생기게 되는 걸까? 이 책에서 어린아이에게도 있다고 말하는 고정관념은 인간의 유전자 속에 있는 본능적인 선호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고정관념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또래 집단과의 생활로 시작되는 사회화 과정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


물론 부모를 비롯한 양육자와 주변 어른들, 학교에서 직접적으로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의 말과 행동도 큰 영향을 미치겠지.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미디어, 광고, SNS도 고정관념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야. 교육을 받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과정에서 지식을 쌓고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와 규범을 익히기도 하지만, 머릿속 깊은 곳에 편파적인 생각이 자라기도 하는 거지.


아빠는 알게 모르게 생긴 고정관념이 차별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 우리는 뉴스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서 백인이 흑인이나 아시아계 사람들을 비하하고 차별하는 사례를 종종 접할 수 있어.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행동이지. 아이러니하게도 서구 사회에서 차별의 설움을 겪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내에 들어온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무시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해.


아빠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고정관념을 깬 경험이 있어. 아빠는 학창 시절에 튀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은 문제가 있고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어.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가서 그런 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아지고 친분을 쌓게 되면서 아빠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 기존의 사회질서에 순응하는 사람이 되기를 요구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거야.


줄거리에서 고정관념을 버리는 방법을 잘 정리해 놓았는데, 일단 고정관념을 없애려면 자신이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깨달아야 하겠지. 다양한 관점의 책을 읽고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경험을 들어보는 것, 홍수처럼 쏟아지는 미디어와 SNS 속에서 거짓 정보를 가려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 너희들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없애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살아 움직이는 악당이 필요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