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합작 독서노트 8
“엄마가 책을 빌려오고, 첫째가 글을 쓰고, 둘째가 그림을 그리고, 아빠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합니다.”
책제목 생각이 크는 인문학 ⑦감정
지은이 이지영
출판사 을파소
감상문
‘감정은 왜 있는 걸까?’, ‘감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 화나는 감정을 느끼지 않으면 나도 편하고 남도 편하고 우리 모두 편할 텐데… 왜 분노, 짜증, 절망, 불안, 수치심 때문에 나는 괴로워해야 할까?
책에서는 감정이 생기는 이유가 우리의 마음 안에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라는 것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어떤 영향을 받으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바라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어떤 영향을 받으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정말 그럴듯했다.
화는 무언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생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니 사람과 사물에 너무 높은 기대를 가지지 말라고. 일상생활에서 예를 들어보자. 나는 화가 났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시끄럽게 했기 때문이다. 나는 조용히 책을 읽고 싶은데 소음 때문에 집중이 안 됐다. 내가 바라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극을 받았기 때문에 화가 났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린 이유는 감정의 의미와 감정이 생기는 까닭을 알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다. 나는 요즘 눈물이 날 만한 상황이 아닌데 울컥하고, 별것도 아닌 말에 짜증 나고, 또는 다른 사람이 볼 때 과할 정도로 재미있어하고 행복해한다. 잘못된 감정은 없다고 하지만 내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책 내용에 따른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감정은 내가 바라는 것에 대해 어떤 자극이 주어졌을 때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내 감정들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각자 저마다의 생각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도 이 사람을 이렇고 저 사람은 저렇고 모두 다른 것이다.
하지만 또 살다 보면 감정 때문에 황당할 때가 많다. 엄마의 잔소리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할 때나 어떤 노래를 듣고 갑자기 눈물이 쏟아질 때. 이건 왜 그러는 걸까? 책 내용에 따르면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은 그 감정을 느끼는 순간 생기고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니라 우리 가슴에 차곡차곡 쌓인다고 한다. 어제, 그저께, 한 달 전에, 1년 전에 생긴 감정의 응어리들이 사라지지 않고 가슴속에 계속 쌓이는 것이다.
그럼 이 감정들은 어떻게 없앨까? 감정을 느낀 후 표현하면 된다. 슬프면 울고, 화가 나면 소리 지르고, 기쁠 때는 웃으면 된다. 간단해 보인다. 그런데 매번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지는 않다.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 감정들 때문에 친구의 별것 아닌 말에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별 잘못도 없는 친구에게 크게 짜증을 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니 우리에겐 감정을 해소하는 안전한 방법이 필요하다. 책에서는 춤추기, 노래 부르기, 운동하기, 신문지 찢기 등 여러 방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중 제일 좋은 방법은 글쓰기라고 했다. 나도 감정 때문에 힘들 때, 조금 귀찮더라도 글을 쓰며 마음을 추슬러 봐야겠다.
이 책을 읽고 나의 감정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감정의 소중함도, 감정이 생기는 이유도, 해소하는 방법도 알았으니, 친구들에게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기분이 좋아졌다. 감상문을 성공적으로 완성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 충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빠의 고백
‘문학’도 아니고 ‘경제’도 아니고 ‘감정’이라니. 아빠는 감정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지도 못하는데. 그래서 여러 육아 관련 책에 아이들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해줘야 한다고 씌어 있는 것을 보고 아빠는 많이 걱정했어. 내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은 ‘많이 부족함’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은 ‘부족함’인 나 때문에 아이들의 감정 표현 능력이 발달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말이야.
아빠는 어릴 때부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어. 어쩌면 감정 표현은 배운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주변 환경이나 성격과도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그래도 너희들의 감정 표현이나 감정 대처 능력이 아빠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 다행이야. 스스로의 감정을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잘 대처해 나가기를 바란다. 안타깝게도 이번 주제에 대해 아빠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