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거의 매일 놀러오던 회색고양이와 싸웠다. 며칠전부터 (간식이 마음에 들었는지)급속도로 친해져 하루 몇시간씩 실내까지들어와 놀다가던 회색 줄무늬고양이(들냥이)를 그저께 마당 작업중에 만지다가 전에는 한번씩 학학거리는 정도였는데 그저께는 손을 물었거나 발톱으로 긁었다.(보지는못함) 전에는 그래도 귀엽게 봐주고 조심조심 넘겼는데 그저께는 바쁜와중에 뒤쪽에서 갑자기 물리니 성격이나와서 깜짝놀라 한대 때리려했는데 사람에게 맞을정도로 느린 들냥이가 아니라 쉽게피하긴했지만 고양이도 당황스러워했다. 지금까진 자기가 학학거려도 한번도 뭐라한적 없었는데 저 사람도 성격이 있다는걸 처음으로 봐버린 것이다. 근처에서 얼마간 앉아서 당황스러워하다가 얼마뒤 사라져서 그 뒤로 이틀째 소식이 없다. 개랑은 달라서 개는 주인한테 혼나도 잘해주면 금세 풀어지곤 하는데 고양이는 한번 혼내면 그뒤로 영영 안풀리거나 앙금이 오래가는것 같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내가 단지 잘해주거나 적어도 잘되기를 바래줄 나의 가깝거나 먼 벗같은 존재이고 유일한 적이있다면 그건 바로 나라는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그 기본적인 시각에는 지금도 변함이없다. 세상을 욕하는 일,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응하는 일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있겠지만 이런 기본적인 시각에는 변함없을 것이, 그것이 내가 오래전부터 선택해온 존재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고양이랑 싸운일이나 얼마전 한참아래있는 후임으로부터 하극상을 받았을때 등 기본적인 시각이 잘 지켜지지않고 다듬어지지않은 성격이 나오는 경우가 살다보니 종종있다. 대응은 하더라도 미워하지는 않았으면 하는데 특히 예상치못한 사건을 당했을땐 말처럼 쉽지않다.
'아아 저 시발새끼가..한대 때릴까.' 하는 생각이 올라오는걸 간신히 간신히 참을때도 있다. 아직 수양이 부족한것같다. 자기방어는 하더라도 나를 공격하는 적을 여전히 귀엽게봐줄정도는 되어야하는데, 종종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마인트컨트롤능력, 심리적능력을 키워야할것같고 심리적인 힘은 종종 몸과 주변환경에 대한 조정능력에 의해 탄력을 받는경우도 많으니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할것같다. 나를 운동시켜주던 개가 떠난이후 몇년동안 안했던 운동- 자전거를 끌고 강변으로 나가봐야할것같다. 뭔가 변화를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이들고 무언가 생각이들면 24시간안에 실행에 옮기는 것이좋을것같다.
회색고양이가 준 선물이려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