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망양이라고 청소년~초년기 어느단계에서쯤 삶의 다양함과 넓음앞에 길을 잃었었고 4막의 지금 즈음엔 안반낙도도 좋다, 누군가 알아주지않아도된다, 피해주지만 않는다면 남들의시선은 신경안써도된다는 정도로 스스로의 길을 어느정도 찾은것이다.
얼마전 지인이 1억정도 깎아줄테니 자기가 사는 10억정도짜리 서울의아파트를 사라고했다. 전에도 썼지만 나는 그런 아파트같은데 사는건 늑대가 드넓은 초원을 놔두고 10억짜리 동물원에 갇히는 느낌이라 그냥 준다해도 안받았을것이다. 그냥 눈이 1미터쯤 쌓인 눈쌓인 겨울산에 텐트치고 노는게 차라리 즐거울것이다. 그뒤로 연락을 안했다. 대신 나는 강원도 산마을에있는 또다른 지인네 빈집을 찾아 그옆의 창고에 한적한 캠프를 만들었다.
돈이나 권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계엄령이나 선포하는 대통령같은 삶은 재래식화장실안에서 꿈틀거리는 구더기정도로밖엔 더이상 보이지않는것이다. 그건 나뿐 아니라 수천억마리의 새들도 마찬가지다. 새들도 6000억짜리 대양의심장같은 다이아나 1톤차에 가득실린 금괴나 혹은 그저그런수준의 일론머스크가 가진 전재산 같은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것이다. SNS에서 나는 머스크씨가 이스라엘의 학살전쟁을 옹호하는걸 보고 '당신은 비천하다(you are mean)'고 얼마전 말했다.
그렇다고 내가 지나온 성공이 대단하다거나 스스로에대한 도취에 빠져있지는 않다. 오히려 너무나 부족하고 미비하고 이제 막 시작단계일뿐인 꼬물이 강아지처럼 스스로를 보고있는 것이다. 단지 부족하고 미비한 종류가 약간 다를뿐이다.
그저께 프랑스여성지인에게 오랜만에 안부편지가 왔다. 한국은 계엄령이 선포됐다는데 무사하냐 물었다. 나의 모험적성향을 아는 이 프랑스친구에게 계엄령에관한 간단한 설명을 하고 난 아직 살아있다고 안부를 전했다. 첫눈사진을 보냈다.
가야할 길은 아직도 머나멀고 삶은 우주의 어둠만큼이나 여전히 광활하다. 눈이 많이 내리면 예쁘긴하지만 겨울산에서는 새나 동물들이 눈속에서 먹이를 찾지못해 굶는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말고 비탐방로로 들어가지말라는 국립공원의 안내문같은건 반대로 하면된다. 이 넓은 산에서 새나 동물하고 마주쳐봤자 그네들 입장에선 거의 일생에 한번, 일기일회다.
나도 인도를 여행할때 한적한 곳에서 예쁜 한국인여학생하고 며칠간 동선이 겹쳤을때 나에게 소원있으면 말하라했을때 정말? 그럼 우리 한번 끝까지 달려보자 말했어야지 바보같이 난 지금 별다른 소원이 없다 생각나면 말하겠다 이렇게말하니뽀뽀한번 해볼수있는 기회를 영영 놓치고 만 것이다.
이렇듯, 하루는 다시오지 않는다. 시간이나서 국립공원에 가게되면 국립공원직원을 잘 피해서 눈으로 덮인 산으로 가서 새나 멧돼지나 양같은 동물들한테 땅콩이나 견과류를 한봉지정도 풀고 신선한 공기와 풍경을 보고오는것이 좋다. 약간의 온기와 신선함을 타인에게 전하는게 좋다. 사람들의 세계와 나의 세계, 이 두 세계 사이에서 적당히 균형을 맞추며 나아가는 것이좋다. 미완의 글을 이정도로 마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