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단련하는 것
아침 출근길, 택시 창밖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그려본다. 근무를 하고, 점심엔 헬스장. 퇴근 후엔 테니스. 오늘은 맛있는 저녁도 먹고 싶은데, 테니스 전에 먹어야 할까, 후에 먹는 게 나을까.
운동은 이제 내 하루를 짜는 중요한 축 중 하나다. 어릴 땐 운동을 싫어했는데, 지금은 운동이 있어야 하루가 균형을 잡는다.
오전 업무는 기대만큼 매끄럽지 않았다. 회사 생활이 오래됐지만, 여전히 처음 해보는 업무는 쉽지 않다. 메신저로 동기들에게 물어보며 겨우 일을 마무리했지만, 괜찮게 끝낸 건지 아직도 확신이 없다. 의문이 남은 채,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헬스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웨이트 대신 러닝을 택했다. 머릿속을 비우고 싶어서였다. 러닝머신 위에서 처음 몇 분은 발걸음이 무거웠다. 아침의 장면이 떠오르고, 호흡은 자꾸만 흐트러졌다. 하지만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르자, 생각들이 조금씩 멀어졌다. 발소리가 박자가 되고, 그 박자에 맞춰 마음도 정리되었다.
30분 뒤, 화면에 찍힌 숫자는 4.5km. 예전 같았으면 자존심이 상했을 결과다. 풀마라톤을 준비하던 시절, 10km는 가볍게 뛰던 거리고, 30분을 뛴다면 5~6km정도는 가민에 찍혔다. 그런데 오늘은 5km도 채우지 못했다. 웨이트만 하다가 오랜만에 뛴 탓일 것이다. 그래도 속상함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다시 예전처럼 달리고 싶다, 아니 그보다 더 잘 달리고 싶다.’ 그 마음을 담아 더 자주 러닝머신 위에 올라야지.
퇴근 후에는 테니스가 기다린다. 코트에 들어서면 하루의 무게가 풀린다. 공이 라켓에 맞아 튕겨 나가는 소리는 낮 동안 움켜쥐고 있던 긴장을 놓아주는 신호 같다. 공을 따라 뛰며 라켓을 휘두르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업무에 매달리는 회사원이 아니다. 단순히 지금 이 순간에만 몰두하는 존재가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단단하다. 운동은 내 하루를 소비하지 않고, 오히려 채운다. 어떤 날은 근육을, 어떤 날은 호흡을, 또 어떤 날은 마음을 단련한다. 오늘은 마음과 함께, 다시 잘하고 싶은 열망을 단련한 날이었다.
+) 오늘 저녁으로 택한 삼겹살 2인분 혼밥은 너무 좋은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