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집에 들러서 장바구니 가지고 가자”
예배 후에 갑작스럽게 5일장에 가게 되었다. 예전에 읽은 <제로웨이스트살림법/살림스케치>에 장바구니와 비닐봉지를 챙겨서 장을 보는 작가의 모습을 따라 해 보고자 집에 들러서 장바구니와 봉지들을 경가 나왔다.
야심 차게 비닐봉지를 들고 갔지만 모든 것을 담아 올 수는 없었다.
소떡소떡: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해서 사주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너무 뜨거워서 바로 먹을 수 없었다. 가지고 간 비닐도 완전히 깨끗하다고 확신할 수 없어 업체에서 재공 하는 위생팩에 포장을 했다.
동태포: 3팩을 구입했다. 1팩씩 1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된 상품으로 가지고 간 비닐에 넣는 것으로 만족했다.
시금치: 챙겨간 봉지에 닮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손님은 처음인디, 참 좋네요. 더 많이 드렸어요.” 하며 진짜 많이 주셨다.
손두부: 판매하시는 할머니가 미리 봉지에 담아 놓으셔서 겉봉투 안 받는 것으로 만족했다.
애들 과자: 사장님이 검정봉투에 넣어주시려 해서 그냥 달라고 했다. 그 소리를 못 들으셨는지 여기에 들고 가야지 하며 손에 쥐어주었다.
양파&버섯: 준비해 간 장바구니에 들고 왔다.
그동안 장바구니는 많이 들고 다녔지만 비닐까지 챙겨간 것은 처음이었다. 사는 사람도 판매하는 사람도 불편하고 어색했던 순간이었지만 둘 다 기분이 좋아지는 행동인건 분명한 거 같다.
재활용으로 버리거나 음식물 쓰레기 버릴 때만 사용하던 비닐들이었다. 그 용도가 몇 가지 더 늘었다. 대형 마트에 갈 때도 비닐을 챙겨 흙이 묻어있는 야채들을 구입할 때 사용했다.
지퍼팩으로 되어있는 시리얼봉투는 잘 씻어 놓았다가 음식들을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거나 모임에서 음식을 먹을 때 사용할 접시와 포크 등을 챙겨갈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작은 비닐들은 도시락을 싸갈 때 수저에 씌어 고무줄로 묶어가면 딱이었다.
지구 위해 조아빠가 혼자 할 수 있는 실천은 한계가 있지만 아무것도 한 개 없는 것보다 더 좋은 지구가 될 것이다. 나의 시작이 작은 씨앗이 되어 주변에 사람들도 조금씩 노력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