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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빠 Oct 16. 2023

15. 하브루타 했는데 책 보면서 질문한다고 짜증 내요

“하성아 이 친구는 여기 왜 서있는 걸까?”

 “아빠 자꾸 질문하지 말고 계속 읽어주세요.”

 하성이가 6세가 되었을 때쯤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법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관련 도서를 10권 정도 보았다. 전반적으로 하브루타는 친구, 동반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이 짝이 되어 질문과 답변을 번갈아가며 토론을 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고 상대의 의견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을 얻기도 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 존경, 인내심 등을 배운다고 소개를 하고 있다. 실제 적용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책 읽기를 대부분 이야기했다. 그렇게 5살 하성이와 첫 책을 통한 하브루타를 시작했다.

 하루나이 독서를 실천하고 있던 시기로 하루 5권의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그중에 한 권은 하브루타로 접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다.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을 함께 읽으며 물었다.

“하성아 이 동그란 건 멀까?”

“사탕이요”

“무슨 맛일까?”

“음~~ 포도맛?”

“왜 포도맛 일거 같아?”

첫 표지부터 나의 질문에 답을 잘하는 하성이었다. 그렇게 모든 페이지마다 한 개씩 질문을 던졌다. 곧 잘 따라오던 하성이는 중간쯤 갔을 때 짜증을 내면서 질문을 그만하고 책을 계속 읽어 달라고 했다. 

‘오~계속 질문하니까 짜증을 내는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어른도 계속 질문하면 짜증 나는데 아이도 짜증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다. 모든 페이지마다 질문을 해대는 아빠가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 하지만 열심히 해보고자 했던 나는 눈치를 채지 못했다. ‘하브루타가 처음이니까 그럴 거거야,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하면 성공할 거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판단미스였다. 아빠가 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하던 하성이가 책을 혼자 보거나 아내에게 읽어 달라고 했다. 어쩌다 나와 책을 읽다가 질문을 하면 답을 하면서도 짜증을 냈다. 조아빠의 야심 찬 하브루타 책 읽기 스킬은 점점 잊히게 되었다.


 하성이가 8살 때 되었을 때 아이생각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아이하브루타 과정을 듣게 되었다. 그 과정을 통해 새롭게 배운 것들이 있다. 우선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이 나라가 없을 시기에 시작이 되었다.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역사를 교육하던 것이 하브루타가 되었다고 한다. 책이 없던 시기였기에 역사를 통째로 외워야 했다. 그것이 지금의 토라,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모세 5 경이다. 모든 유대인들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토라를 외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로 토론을 하는 방법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 하브루타이다. 즉 유대인들의 민족성을 지키기 위한 역사공부 방법이 하브루타였다. 그 방법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을 하면 어려움이 많아 한국식 하브루타로 바꾸었다. 그것이 하브루타 교육법으로 유아들에게 책 읽기, 다양한 활동 후 질문을 하는 것으로 적용이 되었다고 한다. 


 이 교육에서 질문하는 방법을 확실히 배운 것이 있다. 예전에는 한 장면을 보고 “무슨 사탕일까?”라고 질문을 했다면 “뭐가 보여?”라고 질문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빠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장면이 아닌 아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장면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러 번 보았던 책보다는 처음 보는 책으로 하는 것이 좋다. 경험이 패러다임을 만들기 때문에 한번 읽은 책은 내용을 알기에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어렵다. 

 교육 후 추천해 준 책으로 다시 도전을 해보았다. 4살 된 둘째 아영이도 있어 함께 했다. ‘뭐가 보이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다음 장면을 어떻게 되었는지? “ 하성이가 자기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다. 중간중간 아영이도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시간은 순식간에 30분이 지나갔다. 나도 아이들도 즐거웠다. 이 정도면 대 성공이라 생각한다. 


  사실 그 후에 하브루타 책 읽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한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바빠졌다. 둘째의 욕구도 채워주어야 했다. 솔직히 내가 귀찮아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브루타 책 읽기 시간이 특별히 있지는 않지만 순간마다 적당히 사용하게 되었다. 책을 읽다, 놀이터에서 놀다, 길을 걷다, 병원에 갔다. 삶에서 만나는 순간 다양한 질문을 했다. 아이의 답에 집중하고 인정해 주었다. 조아빠의 의견도 이야기했다. 그렇게 우리 집의 하브루타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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