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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빠 Oct 16. 2023

16. 아침마다 영어 노래 틀어 줬더니 짜증 내요.

 “여보 우리 엄마표 영어 해볼까요?”

 “엄마표 영어 그게 머에요?” 


 우연한 기회에 [그림책과 Youtu로 시작하는 5,6,7세 엄마표 영어의 비밀] 도서 이벤트를 신청해 당첨이 되었다. 블로그에 후기를 올려야 하는 책임감에 읽었는데 이 책이 우리 가족의 삶의 모습을 바꾸었다. 엄마표 영어를 시작한 지 5년이 지났다. 3학년에 처음 시작되는 학교 영어는 문제가 없다. 레벨 테스트를 하지 않았지만 3학년 이상의 수준이라 확신한다. 책에 따라 다르지만 30~1시간 집중 듣기를 하고 거의 모든 영상은 영어로 본다. 영어를 좀 하는 아내와 프리토킹도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엄마표 영어로 영어공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열렸다. 아이들 영어 공부에 대한 나의 열정이 타올랐다. 책 초반에 미네르바 대학 이야기가 나온다. 학교 건물이 없다. 전 세계 도시를 옮겨 다니며 기업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온라인 수업을 듣는다. 인터넷의 발달로 언제든 세계 유명 대학교수, 인사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영어를 할 줄 안다면 더 많은 기회가 주워진다. 이 부분이 내 가슴을 뛰게 했다. 하성이가 공부를 못해도 상관은 없었다. 글로벌한 시대에 다른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으면 했다. 세계 여러 곳을 여행했으면 했다. 내가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일이다. 중학교 시절 포기했던 영어, 아들만큼은 영어로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1. 하성이가 중학교 때 해리포터를 원서로 읽는다.

2. 영어로 대화를 자유롭게 한다.

3. 영어학원에 보내지 않는다.


  3가지의 목표를 세웠다. 가정 먼저 시작한 것은 흘려듣기였다. 영어노래를 일상의 배경음악처럼 틀어 주는 것이다. 아침에 하성이를 깨우기 전에 영어동요를 틀었다. 좋아하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노래를 틀어 달라고 졸랐다.


“하성아 이 노래 다 끝나고 폴리 놀래 틀어 줄게”

“싫어요. 지금 틀어주세요.”


 좋아하는 노래가 듣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영어동요가 낯 썰어서 그랬을까? 거부했다. 나도 포기하지 않았다. 역할놀이, 차량이동 중에 영어동요를 틀어주었다. 그때마다 한글노래를 틀어달라며 짜증을 내며 말했다. 한글 노래를 알아버려서 영어노래 듣게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 포기하지 않았다. 한글 노래를 조금 틀어주고 한 곡 끝나면 바로 영어노래, 눈치채면 다시 한글노래를 틀어주고 슬그머니 영어노래로 전환하는 일을 반복했다. 하성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주제곡도 틀었다. 익숙한 영어노래 위주로 한글 노래와 병행을 했다. 한 달의 시간이 지났을 때 우리 집에 흘러나오는 노래의 90%는 영어노래가 되었다. 


 흘려듣기로 시작된 엄마표 영어는 그림책과 영어 동영상을 병행하였다. 그림책은  sing sing english와 노부영 시리즈를 처음 보여주었다. 책도 읽고 노래로 부를 수 있어 하성이가 좋아했다. 나도 생각보다 쉽게 노래가 외워졌다. 거실 스피커에서 책의 음원이 흘러나오면 너나 할 것 없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 책의 수준을 높였다. ‘어떤 영어책을 사줘야 할까?’ 고민을 했다. 시중에 나온 엄마표 영어 관련 도서에서 추천하는 책 중에 서로 중복되는 책들로 골랐다. 대부분 덜 부담스러운 중고로 구입을 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엄마표 영어에 도전했다가 실패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 등 다양한 중고 책이 많이 거래되고 있었다. 영어책을 구입하기 전에 꼭 확인한 것은 음원의 유무였다.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많은 노출과 발음의 교정을 위해 음원을 꼭 들려주었다. 


 우리 집에는 TV가 없어서 할아버지 댁이나 여행을 가면 TV를 볼 수 있었다. 그런 환경 속에 있는 하성이에게 영어로 된 만화는 매일 30분씩 보여주겠다고 했다. 하성이는 무조건 오케이였다. 하성이가 TV로 재미있게 봤던 만화들의 영어 버전을 찾았다. 뽀로로, 코코몽, 옥토넛, 폴리 등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보여 주었다. 거의 매일 30분 이상은 보여주었다. 


 다양한 영어 자극을 계속 공급해 주었다. 1년 이상 지났을 때쯤에 일이다. 6살 하성이가 주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역할 놀이를 신나게 하고 있었다.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놀고 있는데 궁금해 들어보니 영어로 중얼거리고 있다. ‘대박’ 다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만. 당시 많이 보던 옥토넛 만화의 대사인 거 같았다. 너무 신기하고 기특해서 영상을 찍어 아내에게 톡을 보내 자랑했다. 그 후로 영어대사를 따라 하는 하성이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엄마표 영어’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수많은 책들이 나온다. 100%는 아니겠지만 조아빠가 읽어본 바로 기본 바탕은 똑같다. 흘려듣기를 시작으로 간단한 그림책, 영어 동영상, 영어책 읽어주기, 리더스 북 읽기, 챕터 북 집중 듣기의 흐름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기준은 모든 아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각자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르다. 


 하성이 친구엄마들과 엄마표 영어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해보았다.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본인들은 선 듯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어에 대한 선입견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또 시작했다가 실패할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거 같다. 조아빠도 엄마표 영어를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성공하기 위해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작’을 해야 한다. 어릴 때 시작 할수록 효과는 빠르다고 한다. 아빠 엄마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귀찮아진다. 아이에게서 아웃풋이 보이지 않아 실망한다. 결국 ‘모르겠다. 학원 다녀라.’ 되어버리곤 한다. 장기레이스임을 기억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며 일단 시작해 보라. 절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분명 본인만의 성공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가요가 아닌 영어동요를 틀어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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