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생활비는 왜 안 주냐고!
도대체 나한테 언제쯤 생활비를 주려나.
오늘도 남편은 일을 나가지 않았다.
일 년 내내 지금하고 있는 운전일은 임시직이라며 겨우 자기 쓸 용돈과 내게 말 못 하는 빚정리 할 만치만 돈을 번다.
생활비를 안 받아 본 지 벌써 4년째..
그게 미안한지 코딱지 만한 집을 치우고 또 치운다. 여태껏 이런 집은 살아보지도 못한 집이거늘..
그 옛날 복 4층 아파트에 살던 호우시절은 술만 마시면 등장하는 줄거리이다.
주말은 꼭 쉬고, 눈이 오면 사고 난다고 안 나가고 비 오면 일거리 없다고 안 나가고..
이제는 그런 자신의 모습이 용납이 되는듯하다.
또 이번달 말에는 제주도로 면접을 보러 간다.
나는 기도는 하지만 기대는 안 한다.
많이 기대하니 실망이 너무 크더라.
저녁에 동대문 알바에서 남은 반찬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식비는 거의 들지 않는다.
밥과 반찬 국을 싸와 밑반찬에 먹는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진다.
26년 동안 생활비 받아서 아이들 키우고 부모봉양 잘했으니 나머지는 내가 책임져야지.
라고 마음을 먹으면 남편이 그리 밉지는 않다.
하지만 오늘처럼 게으름 피우는 날이면 내 맘 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치민다.
치미는 속을 달래려 기도문을 외우고 또 외운다. 그러고 나면 '잘했다. 잘했어'라는 말이
들리기도 한다.
신은 나에게 오늘도 멋진 풍경으로 위로한다.
"얘야~~ 너를 위해 나뭇잎들을 색칠했단다"
푸하하하..
드디어 미쳐가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