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구해가는 과정
한참을 머물러야 하나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부터 정답을 얻고 시작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학 공식처럼 딱딱 짜여 나오는 알기 쉬운 정답. 하지만 그림에서는 그런 정답을 얻기 어려운 이유가 존재한다.
첫 번째, 정답을 판단할 수 없다.
미술과 같이 기준이 알기 쉽게 정해져 있지 않은 장르들은, 수많은 정보 중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원리에 근접했는지 구별하기 위해서 전문가 영역으로 들어가야 한다. 결국 연습 과정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정보와 판단으로 인한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두 번째, 그림을 공식으로 만들기에는 기준과 범위가 너무 넓다.
공식은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많은 시행착오가 누적되며 정립된 식 중 가장 장르에 적합성이 높은 효율적인 정립이다. 그림에 적용해 보면 타이밍 맞게 들어갔을 때 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문제는 그 타이밍이다. 콘셉트, 소재, 재료 등 상황마다 적용해야 할 내용에 변동이 심해서 모든 상황을 딱 집어 규정짓기 힘들다.
그래서 알려주는 입장에서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더 효과를 본 방법이나.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같은 시간을 투자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들에 대해 연구해 보고 커리큘럼을 만든다. 한정성이 높아 정답으로 규정짓고 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답은 없지만 좋은 방향은 있다.
좋은 방향으로 연결하는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조금 진행하다가 금방 막히는 부분들에서 갸웃거리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거나, 계획이나 생각과 다르게 그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정보를 하나씩 적용해 보면서 확인하기에는 확신이 들기 어려운 상태일 것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이렇게 해봤으면 어땠을까?' '그때 저렇게 해야 했는데'와 같은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결론을 먼저 얘기한다면 이 후회를 조금씩 줄여 나가는 것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모든 방향이 그 방향에 맞게 고유의 경험치가 쌓여간다는 가설을 만들어 보자.
어떤 확신이 들었을 때 그것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그것은 틀렸다. 아니다.'라고 하는 반대 의견들은 늘 생긴다. 하나의 길을 가는데 다른 해석과 제안들은 경험과 생각의 다양성으로 인해 항상 존재하는 영역이다. 다른 의견들도 참고하되 영향받아 방향성을 크게 틀지 않아야 한다.
순조로운 길은 없다. 한두 번씩 크게 막히고 셀 수 없는 장애물을 넘어가야 원하는 방향의 전체 룰을 파악할 수 있다. 막힐 때마다 다른 의견에 영향을 받거나 후회하고 돌아오면, 우리는 좋은 방향을 인지하지 못하고 선구안을 잃어버린 채 초입에서 계속 맴돌 수밖에 없다.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은 굉장히 많다.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않으며, 오히려 확신에 가득 차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강단이 있어야 좋은 방향으로 도달해 나갈 수 있다. 아집과는 차별화되는 영역의 강단이다.
생각과 행동에 근거와 설득력이 실린다면 강단이고, 흐려지면 아집이다.
이상함도 특정 임계점을 넘기면 하나의 독립적인 스타일로 인정되는 경우들이 있을 정도다. 좋은 방향에서 우직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한 가지 예시로 예전에 본 영상 중에 식용색소를 먹고 게워 내면서 작품을 만드는 외국 작가가 있었다. 그냥 들어보면 이상하지만, 많은 인정을 받으며 작가로서 승승장구하던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실제로 토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일에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릴 것이다. 그렇게 방향을 잡기까지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장애물을 넘었어야 했을지는 추측하기가 힘들다.
일반적으로 보면 굉장히 이상한 행동이지만, 결국 끝까지 고수하며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이것을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미술에서 옳고 그르다, 좋다 싫음은 취향으로 많이 갈리게 된다.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여 임계점을 찍어 보는 것이 좋은 방향을 만드는 개념이 될 수 있다. 적어도 이렇게 만든 두 가지 이상의 방향을 보유하고 있어야 통찰력 있는 판단이 가능해진다.
정리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나 결과물에서 후회되는 순간은 정말 많다. 도덕적으로 결여되거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일들은 실행하고 밀어붙일 만한 가치가 존재한다. 성장 단계가 이 정도 선상에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고민하는 시간보다 실행하는 시간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과정에서 막막함이나 후회를 계속 느끼겠지만, 늘 넘어야 하는 장애물 정도로 당연시해야 한다. 이런 각오로 밀어붙여야만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그런 뚝심들이 좋은 방향에 접근해 나갈 수 있다는 내용 정리로 마무리한다.
대부분의 고민은 실행함과 동시에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