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창업
"헐~ 나 떡 진짜 좋아해!"
우리 아빠가 떡집을 한다는 사실을 들으면 상대방이 하는 말이다. 다들 짜기라도 한 건지.. 버튼 누르면 나오는 자판기마냥 이 말을 한다. 나는 그저 공허한 눈으로 허허 웃으며 대화주제를 바꾸곤 한다. 딱히 떡집 딸이라는 게 부끄러운 건 아니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사춘기 시절에 잠시 그랬었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갈 무렵, 우리 아빠는 떡집을 열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가게 이름 후보에 내 실명을 넣어 만든 이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꽤나 경악했다.
알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떡집은 돈을 꽤 버는 편이다. 떡집 하시는 분들 중에서 내가 아는 건물주만 하나, 둘, 서이…. 많이 벌어둬도 나중에 병원비로 다 쓰게 된다고들 한다. 주변에 떡쟁이가 많아서 주워들은 것도 많은 편이다.
우리 가게가 있는 동네는 떡집포화 상태다. D전통시장에 4개, S전통시장에 거진 10개라던가? 나도 모르는 새에 이 지역 주민들이 떡의 민족이 되어있었나 보다. 밥을 먹고 후식으로 떡을 먹다니 투머치 탄수화물 그 자체인 셈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넘쳐나는 경쟁사(?) 속에서 우리 가게는 제법 빨리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면 돈을 많이 모았는가? 그건 아니다. 자세한 사정을 말할 순 없지만, 나가는 돈이 버는 것보다 많아서 돈이 들어오는 족족 솜사탕 씻은 너구리가 되는 것이다.
사장님의 최측근으로서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지금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면, 지출을 뛰어넘을 만큼의 수입을 만들면 되지 않나? (그렇다. 사회에 발 한 번 담가보지 않은 대학생이 뭣도 모르고 한 생각이다.)
그 때 내가 한 생각의 흐름을 공유해보겠다.
'우리 가게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난 돈이 없잖아? 돈을 벌어보자! 초기비용을 적게 들여 시작할 수 있는 게…… 온라인 판매!'
난데 없이 창업에 뛰어들 결심을 했다. 그리고 결심을 한지 2달이 지난 지금, 나는 판매 시작을 눈 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