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던 직장의 보스가 다른 곳으로 가게 되셨다.
탁월한 능력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인품으로 직장 내에서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으시던 분이시다.
나 역시 존경했던 분이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큰 힘이 되었던 분이시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보스는 어깨를 움츠리신 채 양손을 주머니에 넣으시고 가셨다.
가시는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 뒷모습을 보는데 왜 울컥이지?
아까 얼굴을 보면서 밥 먹고 이야기 나눌 때에는 웃고 떠들었는데
뒷모습은 왜 이렇게 슬프게 다가올까?
앞모습엔 얼굴이 있고 눈, 코, 입 등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감각기관도 많이 있다.
뒷모습에는 없는데...
표정으로 감정을 나타낼 수 있는 얼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소리로 감정을 드러내는 입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뒷모습이 더 슬프지?
얼굴을 볼 때보다 뒷모습이 더 슬프게 다가온 이유를 찾아가 본다.
뒷모습엔 등이 있다.
그 등 위에 그동안의 추억, 기억들이 그려져서 그럴까?
소중했던 기억들이 반복적으로 그려졌다 지워졌다 하면서 그 아쉬움이 내 마음을 울리는 걸까?
눈, 코, 입보다
어깨의 작은 움직임 하나가
더 말을 많이 해주는 것 같다.
피아노와 같은 다양한 음정은 없지만 강, 약, 빠르기로 많은 소리를 들려주는 '북'처럼?
부모님 관련 얘기가 나올 때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등이 넓었는데
크니까 부모님의 등이 작게 보여서 마음 아팠다는 얘기
어렸을 때는 아직 써야 할 이야기가 많아서
빈 공간이 많아서 부모님의 등이 넓어 보였을 수 있고
커서는 부모님과의 추억이 많으니
이미 많이 채워져서 작아진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물로 세월의 흐름 속에 체격이 왜소해지신 것은
좀 뒤로 놔두고
심리적인 크기를 말하면 말이다.
말은 절제를 하며 내가 생각했던 것을 다듬어 말할 수 있다.
얼굴 표정은 마음속으로 절제해가며 숨겨보려고 노력할 수 있다.
그러나
뒷모습은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도
가방을 메고 있어도
포장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앞모습보다 뒷모습에 더 많은 표정이 담겨있는지도 모르겠다. 숨길 수 없는 본연 그대로의 마음
앞모습보다 뒷모습에서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그 사람에 대한 진짜 나의 생각을 읽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얼굴을 마주 보며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뒷모습을 보면서 울컥한 내 마음을 보고
'참 좋으신 분과 함께 했구나. 그래서 많이 아쉬워하는구나.'라는 나의 마음을 읽었다.
그곳에서도 꼭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