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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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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백담 Jun 02. 2023

체리보이

너는 자줏빛의 체리를 닮았지



나는 매일 밤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잠에 든다


그런데

따뜻한 사랑은 전염률이 너무 높아서

나도 모르는 사이 바이러스가 내 몸에 침투해 버려


숙주가 죽을 때까지 절대 죽지 않는 바이러스는

새빨갛게 부풀어 오른 체리처럼

뜨거운 과육이 새어 나오는 체리처럼

내 온몸을

내 피부와 근육들까지 전부

적셔버리고 말아

또 물이 들었구나


나는 매일 낮

따뜻한 사랑을 보지 않으려 애쓰고

결국에는 사랑하고 싶다고 울부짖는

사실은 그런 사랑을 받아보고 싶었는데


따뜻한 사랑을 전염이 아닌 내 자체로 받는다는 것

그건 내가 모르지만

동시에 동경하는 그런 온도

언제나 갈망하는 목표 같은 것


우습지도 않아 같잖은 사랑 따위에

이 눈물은 그저 눈이 아파서이지

겨울이 오면 이 온도는 식겠지

그런 한철의 온도를

나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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