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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석 Dec 09. 2024

연결로 삶을 지탱해 나갑니다.

감수성 노트 (3) 2024년 12월 3일

연결은 삶을 지탱합니다.


출근길 아침 이동하는 시간은 '김현정의 뉴스쇼'를 듣거나 전자책을 꺼내어 보면서

세상의 소식과 연결되는 시간이고, 소소하게 업무와 무관한 생각과 감정에 머무르는 시간입니다.


2024년 12월 3일 평범한 출근길, 그날도 김현정의 뉴스쇼와 함께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아침이었습니다. 뉴스쇼의 일일 코너인 '놓치마 뉴스'는 세상살이 다양한 사건 사고를 짤막히 소개합니다. 그날 아침에 소개된 한 사연이 유난히도 제 가슴에 따뜻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뉴스쇼에서 소개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는 아들이 썼던 휴대전화 번호로 매일같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하늘나라에 있는 아들의 안부를 묻습니다. 현생에 수신자는 없는 그 메시지, 답장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연을 들으니 그리움에 사무치면서 잠시 멀리 떠나보낸 아들과 연결되고 싶은 소망 한가득 담은 어머니의 메시지를 상상해 봅니다.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그렁해지더군요.  


어머니는 여느 때와 같이 아들의 안부를 묻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하게 아들에게서 답장이 옵니다. '자신은 이곳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의 아들로 지냈던 그 시간 참 행복했고 그리고 사랑합니다'라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아들은 잃은 한 어머니의 슬픔, 보고 싶은 그리움, 현생에서 만날 수 없으나 연결되고 싶은 그 소망, 그 간절한 소망에 공감하고 생전 얼굴 한 번 보지 않았던 어머니의 소망에 응답한 그 청년의 마음이 너무나도 고맙고 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인연으로 연결된 어머니와 청년. 예상하지 못했던 인연의 끈은 어머니의 그리움을 좌절과 슬픔이 아닌 온기 가득한 지지와 힘으로 변모시켰습니다. 또한 청년은 어머니의 고통에 지나치지 않고 온정을 담은 관심을 실천하여, 타인과 자신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을 지탱하는 힘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겨울의 초입 쌀쌀한 날씨에 눈시울 살짝 붉어지고 따스함으로 북받치어 마음이 온기로 가득 찼던 2024년 12월 3일의 아침이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이 글은 그날 밤에 쓰였으나 발행하지 못했습니다. 12월 3일 온기 가득한 하루를 나누고 싶은 저의 소망은 그날 밤에 무너졌습니다. 


윤 씨의 12월 3일 비상계엄령은 12월 9일인 현재는 12.3 내란 사태로 칭해집니다. 그날의 밤 이후 지금까지도 세상의 소식은 온통 '불안정'으로 가득 찹니다. 이러한 불안정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릅니다. 사람들의 감정은 온통 분노와 허탈, 무력감으로 가득 찹니다. 12.3. 사태 이후 정신적인 회복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고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정세에 신경을 쓰지 않고 싶어도 잘 되지 않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이 글을 다시 들여다보며 12월 3일 아침 출근길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어머님의 사무친 그리움이 생의 활력이 되었던 배경에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있습니다. 사태 이후 저와 같은 평범한 소시민의 분개한 마음을 봅니다. 주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저는 분노와 무력감에 연대합니다. 나의 분노와 당신의 분노는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연대하고 나눕니다. 소생하는 대한민국을 다시 그려보며 우리 모두 다시 온전히 회복하기를 한가득 염원합니다. 


연결로써 생을 지탱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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